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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 피해 2~3세대, 태어날 때부터 전쟁... 피해자성 인정해야"

한정순씨, 8일 충남 보령문화의 전당 대강당에서 원폭피해 증언

등록 2023.08.09 09:27수정 2023.08.0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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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후 7시 충남 보령 문화의 전당 대강당에서는 원폭 피해에 대한 ‘증언의 시간’을 가졌다. ⓒ 이재환

 
지난 1945년 8월 미국은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했다. 7만 명 이상의 한국인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원폭 피해는 피해 당사자 뿐 아니라 후손들에게 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원폭 피해 후손들은 지금도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지만 원폭 피해 2-3세대들은 그 피해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7시 충남 보령 문화의 전당 대강당에서는 원폭 피해에 대한 '증언의 시간'이 열렸다.

한정순 한국원폭피해자 2세 환우회 회장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한 회장은 대퇴부무혈성괴사증으로 인해 수차례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의 아들도 뇌병변 장애로 고통 받고 있다.

한 회장은 "우리부모가 피폭을 당했다. 나와 아들까지 3대가 고통을 받으며 살고 있다. 나는 15세 때 부터 몸이 아팠다. 그 당시 의사에게 물었지만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병도 있나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은 모두 끝났다. 하지만 원폭 피해 후유증은 인정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계속 죽어가고 있고 그 고통은 아직 끝나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원폭 피해자들은 태어나는 날부터 전쟁이 시작 된다. 끝없는 전쟁이다. 내가 죽어도 후손들이 고통을 받을 수 있다. 이 전쟁에는 끝이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회장은 "나는 12번의 수술을 받았다. 그 보다 더 아픈 것이 바로 우리 아들이다. 뇌성마비(뇌병변)로 고통 받고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아들의 나이는 올해로 마흔 한 살이다. 하지만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팔과 다리가 모두 굳어 버렸다. 이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전혀 모르고 살고 있다. 내 몸 조차도 힘들다 보니 아들을 돌보기가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유영재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위원은 "원폭 피해 당시 일본에 있던 조선인들은 의료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때문에 사망자가 많이 나왔다. 생존자 3만 명 중에 귀국하신 분들이 2만 3000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폭 피해 2세대들은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1세대는 일본에서도 인정을 해서 치료비를 받고 있다. 하지만 2~3세들은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전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 정부 모두 이들의 피해자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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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한정순씨. 오른쪽이 유영재 위원 ⓒ 이재환

 
#원폭 #나가사키 #한정순 #유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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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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