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충북 단양 구인사를 찾은 김영환 충북지사가 '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참가자들의 불편사항 등을 청취하고 있다. 이곳에는 전북 새만금 야영지에서 조기 철수한 일본 참가자 1577명이 체류 중이다.
연합뉴스
충북도가 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 영지에서 퇴소한 영국 대표단를 대상으로 8시간 충북투어를 진행하며 식비 예산을 1인당 평균 6만 원(2회 식사)으로 책정했다. 참고로 지난 7월 충북 청주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이재민의 식사는 한 끼 당 8천 원이다. 이마저도 충북도의 예산 지원 없이 청주시 예비비로 지원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 시민단체는 충북도가 정부를 향한 '보여주기식 충성경쟁'에 매몰돼 지역주민에 대한 배려를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정보공개포털에 올라온 '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 영국대표단 충북투어 예비비 사용계획(안)'을 보면, 지난 8일 충북도는 "폭염‧태풍 등 기상상황에 따라 잼버리 영지에서 조기철수한 영국대표단에게 충북의 문화‧예술 및 관광자원을 널리 홍보하기 위한 투어 비용을 충북도 예비비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최종결재 서명을 했다.
계획에 따르면 이들은 9일 오전 11시 청남대에 도착해 오후 7시까지 총 8시간 정도 머문다. 8시간 동안 청남대와 법주사를 둘러본 뒤 오후 6시에는 청주 문화제조창에서 한 시간 동안 국악과 사물놀이 공연을 관람한다.
충북도 "실제로는 점심 3만원·저녁 8천원 집행... 외빈 지급단가 기준"
충북도가 예비비 사용을 승인한 총사업비 예산은 3100만 원으로, 잼버리 영국대표단원의 규모는 250여 명이다.
구체적으로 차량 임차비 600만 원, 공연료 600만 원, 기타 현장물품 구매비용 400만 원이 책정됐다.
식비 예산은 총 1500만 원이다. 점심은 청남대 영빈관에서 뷔페식, 저녁은 햄버거가 제공된다. 영국 대원 규모가 250여 명인 것을 감안하면 중식과 석식에 1인당 평균 6만 원, 한 끼에 3만 원의 예산을 잡은 셈이다.
반면, 지난 7월 집중호우 피해를 입어 대피시설에 거주 중인 청주 이재민들의 경우 식비가 한 끼당 8000원이다. 청주시에 따르면 이는 충북도 지원 없이 시 재난지원 예비비로 지출하고 있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침수 피해 이재민과 영국 잼버리 단원 지원에 형평성이 없는 것 아니냐"며 "김영환 지사와 충북도의 지역주민 배려는 매우 부족한데 보여주기식 충성경쟁에는 거침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충북도 관계자는 "식비 예산을 그렇게 편성한 것은 맞지만 실제 집행금액은 점심 3만 원, 햄버거 구입 8000원이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예산 편성은 외빈초청여비 지급단가에 따라 책정했다"며 "이에 따르면 1인당 한 끼 식대는 3만 원에서 5만 원까지 집행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잼버리 참가자가 외빈에 해당하는지' 묻자 "외국에서 오는 사람이면 외빈초청여비 지급 단가가 적용된다"고 답했다.
한편, 충남도는 야영지에서 철수한 스카우트 대원들을 수용하면서 1인당 식사비용 예산을 1만 원으로 잡았다. 충남도 관계자는 "별도로 내려온 기준이 없어 자체적으로 스카우트 대원들의 1인당 식사비용을 1만 원으로 잡았다"고 말했다.(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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