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교실은 언제 이렇게 망가진 것일까.
픽사베이
누군가 내게 내 친구 중 가장 착한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다면(이렇게 물어볼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나는 주저 없이 이 친구를 떠올릴 것이다. 야무지고 똑똑하지만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친구는, 별로 안 웃긴 이야기에도 배를 잡고 자지러지는 '리액션 장인'이기도 하다. 아이들을 좋아하고 책임감이 강한 친구에게 교사는 너무 찰떡같은 직업이라고 항상 생각해왔다.
그런 내 친구 역시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가끔 월급이 너무 적다고 울상짓기도 했지만, 나중에 자기 자녀들이 교사가 되면 좋겠다고 이야기할 정도였으니. 그녀는 누구보다 자신의 일을 사랑했다.
카톡을 보내면 'ㅎㅎㅎㅎ^^' 웃는 내용이 문장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친구, 그런 친구에게 교육 현장에서 마주하는 어려움을 들을 기회는 별로 없었다. 힘든 일이 있어도 좀처럼 내색하지 않는 K-장녀다운 성격 탓이다.
그래도 몇 가지 기억나는 일이 있다. 아마도 초임 교사 때일 것이다. 오랜만에 잘 지내냐고 안부 전화를 걸었더니 경찰서에 가는 길이라 했다. 당시 친구는 4학년 담임이었는데, 학생이 문제를 일으켜 밤 늦게 집을 나섰다고 했다. 고생한다는 내 말에 괜찮다고 별의별 문제가 다 있다며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었다.
코로나 때는 하루 종일 학부모들의 전화를 받느라 정신이 없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나는 개인번호를 왜 알려 주냐고 말렸지만, 친구는 변수가 많은 때라 어쩔 수 없다며 또 웃었다. 한 번은, 수학교육을 전공한 친구가 영어 전담 교사를 맡았다기에 깜짝 놀란 적도 있다.
"네가 영어를 가르친다고? 야, 말도 안 돼."
"그러게 말이야. 하하하하. 근데 그래도 담임을 안 해서 너무 좋아."
담임을 해야 수당도 나오고 더 좋은 거 아닌가? 그때는 몰랐다, 학교에서 담임을 맡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학교에서 교사를 지켜주지 않는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