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국가 디지털 음악 제작에 참여한 류기룡 캄보디아 왕립예술대교수지난 2019년 경상북도의 지원을 받아 도립교향악단 연주와 캄보디아 왕립합창단의 합창으로 완성된 캄보디아 국가 디지털 음원이 캄보디아 전국 국가기관과 국공립 교육기관 등에 보급될 예정이다.
박정연
앙코르와트로 유명한 씨엠립에서 경상북도가 '앙코르-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06'를 개최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공식 개막식에 참석하고, 지금은 고인이 된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앙드레김의 패션쇼가 앙코르와트에 펼쳐진 것도 그때였다. 이후로도 경상북도와 캄보디아정부는 지속적인 문화교류와 협력을 유지해왔다.
참고로, 캄보디아의 국가는 1939년 작곡됐으며, 1949년 지금의 작사를 붙였다고 한다. 아날로그 방식의 음원이 완성된 것은 그로부터 20년이나 지난 1969년이었다. 그러나 당시 캄보디아에는 제대로 된 서양식 오케스트라가 존재하지 않았다.
결국 노로돔 시하누크 국왕의 특별 지시 아래 크메르 전통악기만을 이용한 음악과 합창으로 간신히 국가 음원 녹음을 완성할 수 있었고, 현재까지도 이 음원을 그대로 사용해오고 있다. 당시 열악한 녹음시설과 음향 장비로 인해 제작된 국가 음원의 수준과 품질은 일반인이 들어도 거북할 정도다. 소리가 둔탁하고 심지어 오래된 LP판처럼 잡음마저 들린다.
캄보디아정부도 새로운 국가 음원 제작이 시급함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라에 제대로 된 국립오케스트라가 아직 없고 국가재정도 넉넉지 않아, 새로운 국가 디지털 음원 제작은 사실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그러한 차에 소식을 접한 경상북도가 팔을 걷어붙이고 도움을 주었다. 문화 ODA 사업의 일환으로 캄보디아 문화예술부와 협력해 캄보디아 국가를 재녹음하는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무엇보다 경북대 음대를 졸업한 류 교수의 역할이 컸다는 후문이다. 국가 음원 제작에 드는 경비도 경상북도가 일체 지원했다.
"외국인이 다른 나라 국가 녹음... 사랑과 열정으로 시작"
새로운 캄보디아 국가 음원 제작과 기획은 물론이고, 캄보디아왕립합창단의 지휘까지 도맡아 참여한 류 교수는 성악가를 꿈꾸며 1996년 러시아로 유학을 떠나 차이콥스키 음악원을 졸업한 전문 음악인이다.
그는 국내에서 8년간 예술분야 행정전문가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후 지난 2011년 캄보디아로 이주, 지금까지 12년째 현지 왕립예술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악을 가르치고 있다. 또한 현지 한·캄 다문화자녀들로 구성된 라온제나어린이합창단 예술총감독으로 활동,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 동포간담회에 특별 초대받아 동요 합창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