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35대 경기도지사(2018.7.-2021.10.)이던 시절 초대 경기도 평화부지사였던 이화영(전 17대 국회의원).
경기도 제공
증거의견서에 따르면, 지난 7월 12일 접견에서 이 전 부지사는 김 전 회장과 만난 상황을 변호사에게 털어놨다.
이 전 부지사는 변호사에게 '김성태 쌍방울 회장을 검찰이 횡령·배임 등 열 몇가지 혐의를 가지고 계속 압박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김성태가 피고인(이화영)을 만나 '이재명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려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고 변호사는 밝혔다.
이화영-김성태 모두 구속 상태이기 때문에 둘이 만나 대화를 나누려면 검찰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지사에게 '이재명 대표한테 (방북비용 대북 송금) 다 보고했을 것이고, 이재명 대표도 다 알았을 것이다', '이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뇌물 등 이재명 대표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 피고인에게 불리한 이야기를 다 하게 될 것이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이어 증거의견서에는 아래와 같이 압박과 회유가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다.
"김성태는 피고인에게 피고인이 허위진술을 거부하면, 본인이 과거 이재명의 재판 당시 2심 재판부에 대하여 로비를 한 사실, 이재명의 측근 김용을 통해 이재명에 후원금을 기부한 사실, 이해찬-조정식 등이 이재명을 도와주고 있는 '광장'이라는 조직에 비용을 댄 사실 등을 모두 폭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나아가 김성태는 피고인이 이재명에 관한 허위진술을 해주면 '스마트팜과 관련하여 피고인의 관련성을 부인'하고 '피고인에 대한 신용카드 공여에 관한 진술을 번복' 해주겠다고 피고인을 회유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변호인단은 "검찰은 김성태를 통하여 피고인에 대한 추가적인 뇌물 혐의 4, 5건에 관하여 추가로 수사·기소할 수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제출한 피의자 신문조서에 담긴 이 전 부지사의 자백은 이런 회유와 압박에 의해 나왔다는 것이다.
이 전 부지사를 직접 접견했던 김형태 변호사는 당시 상황을 묻는 <오마이뉴스>의 질문에 "그때 내가 이화영의 이야기를 듣고나서 '너 그러면 어떻게 할 건데'라고 물었더니 (이화영이) 우선 급한 거는 피하고, 나중에 자기가 다 부인할 거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내가 그래서, 네가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면,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나중에 뒤집어 쓴다고 말했다"면서 "그랬더니 (이화영이) '고민해보겠다'고 한 상황에서 접견을 마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부지사는 최근까지 계속 흔들렸던 것으로 보인다.
자백했다가... 부인했다가... 계속 흔들리는 이화영
지난 8일 재판 당시 법무법인 해광 소속 변호사는 불참하고 김 변호사를 포함한 덕수 소속 변호사 2명만 참석했는데, 이 전 부지사는 공판이 시작하자마자 "오늘 해광이 불출석해서 다음 기일에 해광과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10분 휴정을 통해 김 변호사와 이 전 부지사는 의견을 조율했지만 큰 소득이 없었다.
김 변호사는 "휴정 시간에 원칙대로 하지 않을 거면 나를 해임하라고 했는데 이 전 부지사가 해임 안한다고 하더라, 그러면 내가 사임하겠다고 했더니 사임도 안된다고 하더라"면서 "이 전 부지사가 쩔쩔 매면서 제발 오늘만 넘기자고만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결국 이날 덕수 변호인단은 증거의견서와 함께 변호인 사임서를 제출했다.
변호인단이 퇴정한 이후 이 전 부지사는 "(변호인이 제출한 서류의) 내용을 읽어보지 못하고 안에서 처음 들었다"고 말했고, 재판부는 증거의견서 등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전 부지사가 흔들리는 정황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그는 7월 21일자 자필 옥중편지를 써서 공개했는데, 이 편지에서 이 전 지사는 "이재명 지사의 방북 비용 대납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면서 자신의 진술을 뒤집었다. 이때는 그의 바뀐 진술이 일부 보수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한 때이다.
이 전 부지사의 부인 백정화씨는 지난 7월 31일 언론을 통해 공개한 자필 입장문에서 "이화영-검찰의 딜이 있었음을 밝힌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검찰은 김성태 회장이 법카는 이화영에게 준 게 아니라 여비서한테 주었다고 진술하여 뇌물죄가 아닌 정치자금법으로 해주겠다는 딜이었다"면서 "그 딜의 대가로 이재명 대표 대북 대납 사건을 거짓 진술을 하라는 딜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관련기사:
이화영 전 부지사-아내, 법정서 변호인 해임 놓고 공개 대립 https://omn.kr/24xtv).
회유·압박 주장에 검찰은 열흘째 침묵... 김성태 회장, 김형태 변호사 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