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윤석열 한국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023년 8월 18일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3자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미일 정상이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18일(현지시각) 정상회의를 열고 안보 협력 강화를 천명하자 외신은 '중국과 북한의 위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3국을 결속시켰다'고 평가했다. 특히 외신들은 이번 회의가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과거사 문제로 껄끄러웠던 한국과 일본 간 관계 개선 덕분에 가능했다고 부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맞이한 것은 미국의 외교적 꿈이 실현되는 것"이라며 "그 꿈은 한국과 일본이 파트너십 관계를 공고히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일) 양국은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두 동맹국이지만, 역사 인식의 차이로 관계가 나빴다"라며 "그동안 3국을 결속시키려는 미국의 노력은 일본의 잔혹했던 35년간의 한반도 점령으로 인한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적대감 때문에 좌절됐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수년간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경제·군사적 야망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국과의 협력이 절실했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면서 한국과 일본도 미국과의 3국 협력에 대한 전략적 가치를 인식하게 됐다"라고 분석했다.
"북중러의 위협... 한미일 '빅 딜' 타결"
특히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의견 합치는 '한일간 과거를 잊으려고 노력한다'는 윤 대통령의 결단으로 가능했다"라며 "윤 대통령의 일본과의 화해는 일본에 점령됐던 오랜 기억을 지닌 한국에서는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양국은 새로운 출발에 전념할 것을 분명히 했다"라고 보도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이번 회의는 변화하는 위협에 기인한 '빅 딜'로 볼 수 있다"라며 "외부 환경이 너무 불확실하고 불안정하기 때문에 동맹 관계의 통합이 일어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국가 리더가 안보관을 바꾸는 계기는 실제 전쟁만큼 좋은 것이 없다"라고 짚었다.
영국 BBC방송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한일 관계를 담당했던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이번 회의는 너무 놀랍다. 과거에는 한일 정상이 미국과 한 번에 모이는 것도 간신히 이뤄질 수 있었다"라고 말한 것을 소개했다. 이어 "대만을 본토와 통합하기 위해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을 중국의 대만 영공 침범과 군사훈련은 이제 '뉴 노멀'이 됐다"며 "북한의 100회 넘는 미사일 시험발사와 우크라이나 전쟁도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여러 나라들이 국가 안보를 무엇보다 우선시하도록 자극했다"라고 전했다.
로라 비커 BBC 서울특파원은 "지금은 실용 정치의 시대이며, 한국과 일본은 더 큰 위협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있다"라며 "이는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국내 정치적 자산을 희생하면서 갈등을 극복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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