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탄소년단(BTS)
하이브
- 요즘 특별히 하고 계신 작업이 있으신가요?
"최근에 동화 한 편을 썼어. 부탁받아 쓴 것이긴 한데, 또 뮤지컬 '이등병의 편지'도 초고를 끝까지 다 끝냈어. 극작을 공부하거나 국문과 나와서 쓰는 거 아니잖아. 전태일 노래극도 그렇고 노래극을 그간 꾸준히 해왔는데, 뮤지컬과 노래극 차이는 예산의 문제 정도야. '윤동주 별이 스치는 바람'이나 '그 사내 이중섭'도 그렇고, 음반부터 내고 노래극을 뒤이어 했는데, 사실은 뮤지컬로 가고 싶었으나 예산이 협조가 안돼서 그리 주저앉은 거지. 뮤지컬을 해보는 게 내 꿈이야. '지하철 1호선'도 어떤 면에선 독일 원작이지. 뮤지컬에 우리 거라고 말할 게 별로 없어."
- K-팝 일색인 시대잖아요. 동원령에 준하는 국가주의가 작동된 잼버리 콘서트 얘기도 그렇고요. 포크 기반의 무엇이나 뮤지컬도 그렇고 모두 아이돌 걸그룹 댄스 음악에 치여 사는 형편인데요. 포크에 기반한 시대의 융성이나 발판의 기회가 드문 거 같아요.
"아직도 정치하는 사람들은 문화를 액세서리로 생각하는 같아. 또 포크 장르는 저항감이 없어졌어. 실용음악 함량은 올라갔으나 독창성, 개성이 낮아졌고. K-팝이야 우리말로 노래해도 외국인이 좋아한다니까 밝은 측면도 있으나 우리말에 더 관심 가져야 그 내용까지 완전 이해하지. 이번에 한글 축제 기획하는 것도 우리 말 우리 노래를 매개로 국위를 확장해보는 일이야. 내년엔 해외 전시를 생각해보고 있어. BTS가 내 노래 '가을 우체국 앞에서'를 유튜브에 올렸는데, 조회수가 대단하더구먼. 포크 음악을 그만큼 누가 조회하겠어. 포크는 가사 내용이 시대에 대한 저항이기에 견제와 눈총을 받는 대상이지. 이에 반하여 댄스 음악, K-팝은 그러지는 않잖아. 대중성 측면에서 선호도가 높고 재미가 크겠지만 인류와 사회가 나아지는 방향으로 행보하는 사회참여적 가수들을 만나기란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지."
- 뜬금없이 하는 말이지만, 그간 영향을 많이 받은 가수군, 작곡가군을 알고 싶은데요.
"물론 하나도 둘도 모두 밥 딜런이지. 코헨이나 이런 사람도 그렇고. 문학성과 예술성, 선율이 먼저 좋잖아. 김민기, 정태춘, 한돌, 백창우 형도 내게 큰 영향을 주신 분들이지. 문학적 시선, 음악 장르 다양성도 확보한 백창우 형은 특별히 내게 많은 영향을 끼친 분이야. 김민기 이후 동요부터 가요까지 백창우 형이 가장 스케일이 큰 음악 세계를 지녔지. 후배들 가운데는 내가 윤도현을 그렇게 봤지. 다만 부탁하기는 우리 사회에서 더 낮은 곳을 향해 바라봤으면 좋겠어. 39살 때 어느 대학 실용음악 전임교수 제안을 받았는데 현장이 좋아 포기했지. 포크를 열어주는 눈, 방법이 있으리라 생각했어. 그건 실용음악 학교에서 가르치기 어려운 시선이야. 그야말로 길바닥에서, 사회 현상에서 배운 거잖아. 포크는 가르쳐서 되는 무엇은 아니지. 그렇다고 두 손 두 발 놓을 수는 없어. 뭔가라도 해봐야지."
- 포크 역사와 그 방면의 각종 내용이나 스킬을 배우는 단기간의 학교, 포크 대회나 별도의 시상, 그런 것도 도움이 될 텐데요.
"'나는 왕이로소이다' 홍사용의 문학관이 화성시에 있다고. 호가 노작 그래서 노작문학관이야. 그곳에서 '한국음유시인 문학상'이라는 걸 올해 선정해. 내가 선정위원이 되었어. 위원장이 안도현 시인이래. 올해 1회 시상식을 할 텐데 상금도 2천만 원이라고 하대. 시인 손택수가 관장이더라고. 보통 문학상은 많으나 음악상은 상금도 없고 몇 안돼. 그도 방송 위주 음악이더라고. 노벨상은 바보여서 밥 딜런에게 줬겠어? 음악상이 많아져야지. 포크 가수들에겐 큰 보탬이 되고 격려가 되는 상이 생겼다고 봐.
이등병 마을 편지길

▲ 파주시 광탄면에 조성된 '이등병의 마을 편지길'.
김현성

▲ 파주시 광탄면에 조성된 '이등병의 마을 편지길'.
구영식
- 올해가 '이등병의 편지' 40주년인데, 행사들 좀 소개해주세요.
"서울 인사동(1010 갤러리 10월 4~9일)과 광주 메이홀(10월 23~27일)에서 전시 겸 공연이 작년부터 예정되어 있어. 10월 27일 금요일 저녁엔 광주 이매진도서관에서 '이매진 데스크 콘서트'를 연다는데, 미국의 국영라디오(NPR)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 흉내내는 거. 이게 유튜브에 영상도 올려지는 공연이더라고. 유튜브 쳐보니까 작년엔 홍순관이 공연을 했더구만.
이번 전시와 공연은 내 곡 이등병의 노래가 씨앗이 되었어. 신조형예술가동인이 올해 3월에 창립이 되었는데, '한글축제'라는 타이틀로 전국 전시와 공연을 갖는 걸 기획했어. 부제목은 '이등병의 편지' 40주년 기념 전시야. 이게 그림과 글씨, 노래까지 다양한 장르에 '이등병의 편지'를 담아낸 작품들을 선보이는 전시이자 공연이고 그래.
또 11월 3일 금요일엔 불교중앙박물관 소극장 있잖아. 안국동 조계사. <김현성의 다큐 콘서트 1923>이라고, 관동대지진 100주년으로 하는 공연이 잡혀있어. 아주 큰 공연이 될 거야. 나라를 잃어도 나라말을 잃지 않으면 해방의 새날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이지. 우리 겨레는 나라말을 지니고, 그 나라 말로 언제나 푸르고 뜨겁게 자라는 언덕 위의 나무 같아."
- 끝으로 파주시 광탄면에 생긴 '이등병 마을 편지길' 이야기를 나눠야죠. '이등병 편지'는 파주시 행정구역인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소재로 만든 영화 테마곡이고, 형의 대표곡이기도 하고, 이곳이 거의 노래의 고향이나 마찬가지이니 '일석이삼사오조'를 다 노린 사업인 거 같아요.
"요새 '도시재생 마을 살리기'가 유행이잖아. 그런 맥락으로 '이등병 마을 편지길'이 파주에 조성되었지. 내 쉴 만한 음악 작업실도 그렇게 생겼고 말이야. 이 편지길 조성 사업은 2019년 행정안전부 특수상황지역 지원사업으로 선정되었어. 그래서 이등병 우체국, 이등병 이발소, 김현성 스토리하우스, 라이브 카페, 입영열차 소공원, 야외 공연장, 밀리터리 가게 등이 속속 생겨났지. 이등병 마을과 분수천 미술거리, 광탄 전통시장까지 연결되는 길은 봄여름가을겨울 사시사철 아름답고 풍성해. 조성사업은 신산2리 일원 4만 428㎡(약 1만 2000평) 면적에 국·시비 26억 원 정도가 들어가서 완공을 보았어.
광탄은 옛날에 미군기지가 있었어. 여기에 달린 술집들이 넘쳤지. 이후 미군기지가 떠나고 그 자리엔 물질적 가난과 폐가의 고양이 울음소리만 남아 있었다니까. 드디어 여행객들이 찾아들고 있어. 더 붐비기 전에 놀러와. 동네 고양이들이 훌쩍 떠난 사람들을 기다리는 눈치야."

▲ 가수 김현성은 지난 6월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 100주년 다큐멘터리 촬영에 동행했다.
김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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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하게 살아볼까 했다가 '노동의 새벽'에 회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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