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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 요구합니다, 제발 이 어린이집을 지켜주세요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어린이집의 공공 보육 시스템이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

등록 2023.08.25 14:02수정 2023.08.2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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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와 돌봄노동자,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어린이집 지속운영·확대 촉구 집회사진 ⓒ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든든어린이집 학부모연

 
이 어린이집이 없어진다니요 

아이가 너무나 잘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에 문제가 생겼다. 강동든든어린이집을 비롯한 7개 어린이집은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인 서울시사회서비스원(아래 서사원)이 직접 운영하는 어린이집이다. 그런데 서울시사회서비스원 기관 자체가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의 예산 미편성으로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 1000여 세대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에 존재하는 딱 하나의 어린이집. 어린이집 개원 날짜에 맞춰 이사 온 후 첫째와 둘째가 다니게 된 어린이집, 엄마 아빠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게 해주는 든든한 든든어린이집이 벼랑 끝에 내몰렸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주요 업무 영역은 노인·장애인·영유아 돌봄이다. 지금까지 이러한 돌봄은 민간이 주체가 되어 작동하였지만, 아무래도 민간은 이윤을 추구해야 하고 개개 사업장에 많은 권한이 주어지다 보니 사업장의 장(長)에 따라서 돌봄의 질이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았다. 가족을 요양원에 모신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사랑하는 가족이 행여나 나쁜 상황을 겪게 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던 느낌을 잊을 수가 없기에 돌봄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문제제기에 절대 공감한다. 물론 훌륭한 사명을 갖고 업체를 운영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공적 시스템이 뒷받침해준다면 훨씬 더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것 아닌가.

영유아 돌봄을 담당하는 어린이집도 마찬가지이다. 아이 둘을 키우며 가정어린이집, 국공립어린이집, 유치원 등을 두루 경험해보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사랑으로 아이를 돌봐주신 원장님과 선생님이 계신 곳은 가정어린이집이었다. 그러나 너무나도 비좁은 시설이 항상 안타까웠다. 내가 아이를 보냈던 국공립 어린이집도 너무나 훌륭한 곳이 있었다. 그러나 문제제기를 해야 할 만큼 아쉬운 곳도 있었다. 아이가 만 12개월 즈음 되던 때였다. 아침 7시 반에 아이를 맡기고 출근해야 했는데 9시 이전 아침 당직을 담당하는 선생님이 그야말로 매일 변경되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선생님은 빨래거리와 설거지거리를 정리하느라 아이를 다른 방에 두고 방치하였다.

나는 영유아의 경우 애착형성이 특히 중요한데 아침 당직 선생님이 매일 변경되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한 달 또는 적어도 일주일 단위로라도 고정된 선생님이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어린이집에서는 어쩔 수 없다며 거절하였다. 아침에 아이를 두고 다른 공간에서 일을 하는 것도 해야만 하는 일이기에 어쩔 수 없다고 하였다. 절망하였다. 진정으로 아이를 생각한다면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변경했어야 한다. 그렇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국공립 어린이집임에도 잘 작동하지 않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결국 나는 아침 일찍 직접 데려다주는 것을 포기하고 9시쯤까지 아이를 돌봐주다 어린이집에 등원시켜주는 선생님을 모실 수밖에 없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든든어린이집은 어떨까. 든든어린이집은 서사원의 지원으로 선생님을 한두 분 정도 더 고용할 수 있다. 어린이집에서는 여러 유형의 안전사고를 예방하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 선생님과 아이들 사이, 아이와 아이들 사이, 아이들과 환경 사이에 예방해야 할 무수한 일들 중에, 선생님 두 분은 정말 말도 못할 정도로 소중한 존재이다. 놀이터에 나갈 때도 1명이 더 가는 것이며, 체험학습을 하러 갈 때도 1명이 더 가는 것이다. 혹시 모를 사건사고를 주시하는 눈이 더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선생님의 존재가 엄마 아빠들이 얼마나 안심하고 일할 수 있게 해주는지는 말이 필요 없다.

아침 당직과 야간 연장반을 상시,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 든든어린이집의 엄마 아빠들은 내일 아침 7시 반에 아이를 맡길 수 있을지 걱정하며 어린이집에 전화를 걸 필요가 없어진다. 많은 어린이집의 경우 아침 돌봄을 하는 아이가 거의 없거나, 오후 4~5시에 대부분의 원아가 하원해 정말 6시 이후까지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려면 실수요가 존재하는 어린이집을 골라서 보내야 하는 형편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아이 하나만 달랑 아침 또는 저녁에 있게 되고 이는 아이와 선생님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일이 되는 것만 같아 주저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든든어린이집의 아침과 저녁은 늘 열려 있다. 선생님들 시간표도 한 달을 주기로 변경되므로 엄마 아빠는 애착 불안을 걱정하지 않고 아이를 맡길 수 있다.


이 밖에도 든든어린이집은 서사원의 지원으로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선, 아이들의 식단에 더 많은 비용을 투자한다. 어린이집 급간식비 평균 단가는 서울시 2543원, 든든어린이집 4074원이다. 영유아 시기 점심 한 끼와 두 번의 간식을 훌륭한 식단으로 먹일 수 있다는 것은 어떠한 비용으로도 환산할 수 없는 감사한 부분이다. 아이들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 또한 좋다. 놀이 중심 돌봄 시스템일뿐 아니라 숲체험, 영어, 코딩 등 다양한 활동을 무료로 할 수 있게 하여 부모의 교육비 절감에 현실적으로 기여하고 아이들의 정서적 신체적 능력 함양에 도움을 준다.

든든어린이집에 보내면서 놀랐던 것이 한 가지 더 있는데, 매월 발송되는 가정통신문에서 아이들의 견학이 많게는 월 3~4회 정도인 것과 선생님들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한 달에도 수차례 있고, 특히나 학부모를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단순히 종이 한 장이 아니라 영상을 시청하고 댓글로 확인까지 하는 섬세한 시스템으로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더 놀란 것은 선생님들끼리 어린이집의 돌봄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소통 및 공부 모임을 주도적으로 해서 현장에 적용하는 것이었다. 브라보가 외쳐지는 순간이다.

물론 든든어린이집에도 한계가 있고, 부족한 부분들이 있다. 그러나 든든어린이집이 선생님과 학부모에게 지속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선생님들이 공부 모임을 할 수 있도록 서포트한다는 것은 선생님들의 열의와 주도적인 역량이 자라서 돌봄이 개선되고 결국 이는 아이들에게 선순환되어 돌아온다는 것을 뜻한다. 든든어린이집의 시스템이라면 앞서 내가 문제제기했던 아침 당직자의 변경 문제와 아이 방치 상황은 애초에 서사원 가이드라인에 따라 그렇게 운영되지 않았거나, 조기 수정되었을 것이다.

서사원 든든어린이집은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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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와 돌봄노동자,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어린이집 지속운영·확대 촉구 집회사진 ⓒ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든든어린이집 학부모연대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는 서사원 든든어린이집이 민간의 돌봄 영역과 중복되므로 필요 없다고 한다. 그러나 영유아 돌봄이라는 영역은 같을지라도 질적인 면은 훨씬 향상되어 있다. 든든어린이집은 질적으로 상향된 돌봄 모델을 안정적으로 운영하여 이를 다른 곳으로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보자는 가치를 갖고 출범하였다. 최근 서울시는 보육서비스질을 강화하기 위해 ① 교사 대 아동 비율 개선, ② 서울형 0세 전담반 운영, ③ 서울형 어린이집 전임교사 지원 정책을 펼친다고 발표했다. 여러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훌륭한 정책이다. 찬찬히 살펴보면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든든어린이집에서 돌봄 현장에 적용하고자 했던 가치와도 유사하다. 더 많은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돌보고, 어린이집 선생님들도 휴가를 당당하게 쓸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서사원 든든어린이집은 지속적으로 돌봄의 질을 높이기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 서사원은 선생님,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서울시 전 어린이집에 공동으로 제공하는 관리 체계를 만들 수도 있고, 선생님들이 교육에 참여할 때 발생하는 돌봄 공백을 서사원 전담 지원 교사가 메우도록 지원할 수도 있다. 행정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린이집에 행정 전담 교사를 지원할 수도 있다.

애초에 각 든든어린이집은 5년을 단위로 위수탁을 위임받았다. 만약 현재 서울시, 서울시의회, 서사원이 추진하는 대로 송파든든어린이집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혹은 그 이전에라도 5년도 채우지 못하고 7개소의 위수탁 종료가 진행된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될까. 든든어린이집은 국공립어린이집으로서 각 자치구에서 받던 종전의 사업비를 받아 지속 운영되겠지만 선생님들은 뿔뿔이 흩어질 것이다. 정규직으로서 정년이 보장되어 멀리서도 마다 않고 오시는 선생님들이 계셨지만, 민간으로 위임되면 선생님들은 가까운 직장으로 옮기게 될 것이다. 그러는 몇 달 사이 선생님들의 잦은 변동이 있을 것이고, 이는 고스란히 아이들의 돌봄에 영향을 미친다.

0세부터 만 5세까지의 영유아들이 선생님에 대한 애착 형성과 적응에 매우 예민하다는 사실은 언급할 필요도 없다. 아이들은 짧게는 몇 주부터 길게는 몇 달까지 선생님과의 적응 기간을 거친다. 선생님들 또한 아이들을 파악하고 새로운 어린이집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꽤 필요하다. 지금까지 성심성의껏 돌봐주었던 선생님들이 급작스럽게 변경된다면 아이들은 정서적, 심리적으로 큰 혼란을 겪을 수 있다. 현재 서울시의회와 서사원은 민간 전환 후 보육 공백은 없을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기존 시스템과 프로그램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 영유아의 애착 불안으로 야기될 트라우마는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대책은 아무것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공공돌봄 시스템은 지속되어야 한다. 앞으로도 민간 분야의 질적 향상을 견인해야 한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운영에 문제가 있다면 건설적인 비판을 통해 실질적인 개선을 이루어내야 한다. 서사원의 예산을 대폭 축소하여 기관을 없애는 것이 정말 아이들과 노인·장애인들의 미래를 위하는 것인지 냉철하게 생각해보아야 한다. 어린이집의 훌륭한 선생님들이 1~2년 만에 그만두시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업무 강도가 너무 세고, 급여가 너무 적으며, 휴가조차 마음껏 쓸 수 없고, 특히 연차가 높아질수록 호봉이 상승되어 어떤 어린이집에서는 그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돌봄 노동이라는 것은 정말 존귀하고 존경받을 만한 영역이다. 자신의 일부를 희생하면서 힘이 약한 다른 이를 사랑으로 돌보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임을 잘 알고 있다. 우리가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기까지는 누군가의 돌봄이 반드시 존재하였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노인이 되어 간다. 돌봄 근로자의 복지가 향상되면 우리도 미래의 당사자로서 수혜를 입게 된다.

김용익 돌봄과 미래 이사장은 한 세미나에서 "2020년 돌봄 당사자(본인과 가족)는 전체 인구의 절반인 48.1%"라고 말했다. 돌봄이 질적으로 상향평준화되고 돌봄을 맡긴 사람들이 안심하고 자기 업무에 매진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떨까. 우리나라 청년과 중장년층들이 젊을 때부터 노인 시기의 빈곤과 돌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면? 아이를 낳아도, 노인이 되어도 돌봄 시스템의 안정망이 충분하다고 느끼면 지금 당장 재테크와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릴 이유가 적어질 것이다. 이것이 창출하는 경제적 효과는 공적 돌봄에 투여되는 비용에 비해 훨씬 더 크다.

돌봄당사자를 정책의 희생양이 되게 해서는 안 된다. 큰 사회적 가치를 위해 조직이 출범했다면 정치적 입장에 따라 판을 뒤엎어서는 안 된다. 코로나로 14일 격리가 의무화되어 있던 시기, 필수 돌봄이 필요한 고위험군 어르신들이 코로나에 걸렸을 때 공공돌봄의 노동자들은 돌봄 대상자들과 함께 격리 시설에 동반 입소하여 어르신과 장애인 분들을 돌보았다. 민간이 아닌, 공공돌봄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든든어린이집 학부모로서 서울시사회서비스원과 서울시, 서울시의회, 각 자치구에 간절하게 바란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든든어린이집을 지켜달라. 든든어린이집 학부모들은 든든어린이집이 민간으로 전환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든든어린이집에 우리 아이들은 잘 다니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이 애초에 없었다면 모를까 지금까지 잘 유지되고 잘 다니던 것을 어른들의 입장에 따라 중간에 중단하는 것에 반대한다. 오히려 든든어린이집의 공적 가치를 다른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에게도 확대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다른 어린이집 교사들도 복지 혜택을 누리고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 동안 교사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아이들에 대한 교육 및 보육 시스템과 철학은 백년지대계처럼 장기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현재 아이들 세대는 극한의 저출산 구조 속에서 미래의 많은 부담을 어깨에 지고 있다. 이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정책에 따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일시에 변경되는 국가에 따른 폭력이 일어나지 않도록 든든어린이집을 꼭 지켜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든든어린이집 #공공보육 #서울시 #어린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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