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24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애틀랜타 풀턴 카운티 구치소에서 촬영한 머그샷 사진.
풀턴 카운티 보안관실 제공, AP = 연합뉴스
지난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관련 혐의로 형사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각) 검찰에 출두해 처음으로 '머그샷(식별사진)'을 찍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때 경합 지역이었던 조지아주 선거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에게 패하자 이듬해 1월 공화당 소속인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한 1만1780표를 찾아내라'고 압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에게 조지아주에서 1만1779표 차로 패했다. 그러나 래펜스퍼거 국무장관은 "우리는 당신이 이겼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거부했다.
지난 14일 조지아주 검찰에 형사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개인 전용기로 애틀랜타 공항에 도착했고, 차를 이용해 구치소에 도착했다. 특히 조지아주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하며 마피아 등 조직 범죄를 소탕하기 위한 '리코(RICO)법'을 적용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전직 대통령 사상 첫 머그샷... '화난 트럼프'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흰색 셔츠와 빨간 넥타이 차림을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용기에서 계단을 내려오면서 기자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고, 구치소에 도착해서는 간단한 신체 검사를 받은 뒤 다른 용의자들처럼 범인 식별을 위한 머그샷을 찍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추문 입막음 의혹, 기밀 문건 불법 반출 및 보관, 2020년 대선 결과 전복 모의 등과 관련해 세 차례 기소됐는데 머그샷을 찍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로 수감 및 머그샷 촬영은 면제받았다. 그러나 이번에 그를 수감한 풀턴 구치소는 예외를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구치소는 평소 비위생적이고 폭력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등 환경이 열악하기로 유명한 곳이다.
구치소 측이 공개한 머그샷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화가 난 듯 잔뜩 찌푸린 표정으로 카메라를 노려보고 있다. 그의 한 측근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저항적'으로 보이기를 원했고, 의도적으로 웃지 않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AP통신은 "미국 역사상 전직 대통령이 머그샷을 찍은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고, CNN방송도 "지금까지 미국 대통령들이 수백만 장의 사진을 찍었으나 머그샷은 처음"이라며 "미국이 참혹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수감자 번호는 'P01135809'로 부여됐고 키는 6피트3인치(190cm), 몸무게는 215파운드(97.5㎏)로 기록됐다.
트럼프, 머그샷 올리며 "폭정에 대한 저항의 상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