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잘 지내고 싶다면 이렇게 해보세요

먼저 웃으며 다가가기, 자원해서 도와주기

등록 2023.08.28 08:50수정 2023.08.2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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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부부가 이사 온 지도 반년이 다 되어 간다. 외출할 때면 옆집 부부보다 자주 마주치는 건 개 두 마리. 짖지도 않고 목을 길게 빼고 우리를 쳐다보니 '안녕' 하고 인사하는 게 일상이다.


1단계 웃으며 인사하기. 동네 이웃들과의 관계도 딱 거기까지다. 앞집이든, 뒷집이든 길 건너 집이든 "안녕하세요" 웃으며 인사하고 좀 여유가 있는 날은 안부를 묻는다. 옛날처럼 품앗이가 필요한 사람들이 아니니 도움을 청할 일도 많지 않고 서로 바빴고 다가가지 못했다. 우리에겐 이미 각자의 지인이 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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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개들 ⓒ 김은미

 
아파트가 많은 도심에선 소통도 없고 층간소음이니 뭐니 친밀함은커녕 불신이 안 쌓이면 다행이라 한다. 내용만 다를 뿐 시골 주택 사람들도 노력하지 않으면 주변에 누가 사는지 모른다. 원래 옆집 살던 친밀했던 시인 부부가 이사 간 후 동네가 텅 빈 듯했다. 친밀한 이웃을 만들고 싶었다.

노력 끝에 바라던 대로 옆집과 친밀한 사이가 되었다. 누구나 다 아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방법이지만 이웃과 잘 지내기 위해 노력한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호감을 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밝은 목소리로 먼저 웃으며 인사를 하는 것이다. 상대가 인사하기를 기다리지 않았다. 한 발 나아가 일단, 옆집 마당에 사람이 나와 있으면 아무렇게나 걸친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갔다. 얼굴 보고 인사 한 마디를 하려고. 어색한 미소를 짓는 상대를 향해 괜한 오지랖으로 좀 길게 대화를 잇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 반응이 어떠하든 한결같은 미소로 아무렇지 않게 대해야 한다. 상대의 반응에 따라 내 표정이나 행동이 달라지면 호감을 사기 어렵다. 모든 사람은 상대의 태도로 느끼는 감정이 있게 마련이다. 물론, 상대의 호의를 이유 불문 무시하는 분들이 있다. 그럴 땐 '미소지으며 인사하기' 훈련한 셈 치고 적당히 패스. 다행히 나는 착하고 너그러운 이웃을 만났다.

장에 갔다가 손두부를 맛나게 하는 집 앞에서 이웃집 생각이 났다. 옆집은 다른 도시에서 이사 와 아직 이 동네 사정에 서툴다. 손두부를 사서 갖다 드리며 정보를 공유했다. 부담 없이 '오다가 주웠어' 느낌과 '1+1하더라' 느낌으로 건넸다.


그럴듯한 음식을 하는 저녁엔 일부러 손을 빨리 놀렸다. 샐러드나 무침 요리, 장조림, 뼈다귀 감자탕 같은 걸 해서 나눴다. 아이들을 통해 음식을 보내기도 하고 내가 직접 가져가기도 했다.

준비는 부족하지만, 즉석 미팅 주선으로 친밀감을 쌓았다. 마당에 상을 펴고 옆집 부부를 식사에 초대했다. 메뉴는 김치에 비빔국수 달랑 하나뿐이지만 젓가락만 얹어서 같이 먹자며 너스레를 떨었다. 최고의 맛이 아니더라도 깨끗한 음식을 정성으로 예쁜 그릇에 담았다. 그러는 사이 이웃도 내게 밥을 같이 먹자고 청했다.

"주중에 애들 봐줄 사람 없으면 제가 잠깐씩 마당에 풀어 놓을까요?."
"너무 고마운데 미안해서 어쩌죠?"
"괜찮아요. 이럴 때 도우라고 이웃인 거죠."


사정상 부부가 집을 비우게 되었고 뜻하지 않게 옆집 개를 돌봐주게 되었다. 한 달 반 정도의 시간을 매일 개들을 마당에 풀어 주고, 밥 주고, 놀아줬다.

개들을 돌봐주는 일로 이전보다 자주 연락할 수밖에 없었다. 전화와 문자, 카톡으로 소통했다. 서로 잘 모르고 의견이 달라 나 혼자 민감해지고 괜히 오해될 때도 있었다. 티 안 내려고 나름 애썼고 옆집 언니는 인품이 좋은 분이었다.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알아가며 민감할 때도 감정을 잘 흘려보내는 일은 한 뼘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다.

내 적극성은 힘을 발했다. 개를 돌보며 봉사한 일로 신뢰도가 높아졌다. 그렇지만 자원하는 마음으로 해야지 부탁을 한다고 억지로 하진 말자. 오히려 감당할 수 없는 무리한 부탁은 정중히 거절하는 걸 권한다. 적당히 거리를 두고도 친하게 지낼 수 있는데 너무 얽히고 설기면 곤란해지는 경우도 생기니까. 그래도 이웃이 어려울 때 돕는 것은 단지 친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꼭 필요한 중요한 일임을 기억하자.

옆집이 울타리를 단장하면서 새로 칠한 푸른색 페인트는 서늘한 바람처럼만 느껴졌었다. 내 바람대로 옆집은 울타리를 치면서 우리 집과의 사이에 쪽문을 냈어도 쪽문을 열고 들어갈 자신이 없어지고 망설인 날도 많았다. 다가오는 이웃을 맞이하기만 하다가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일은 어려웠다.

내가 그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느낌을 좀처럼 느낄 수 없었다. 마음이 닫히는 날도 있었다. 내가 싫어서가 아니라 그들은 본인들 생활 방식에 맞춰 살아갔을 테니까. 괜한 짓 하는가 싶은 날도 많았다. 옆집 부부는 바빠서 눈치 못 챘겠지만. 내 노력과 수고가 빛나지 않는다고 느낄 땐 '좋은 이웃으로 살기' 그만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웃이 나에게 다가옴의 여부를 생각하지 않고, 이웃에게 내가 어떤 사람일 수 있는지를 생각하며 다가간 덕분에 우리의 친밀도는 높아졌다. 지금은 서로 속 깊은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상대의 사생활을 존중하지만, 또 살짝 침범하면서 웃으며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좋은 이웃을 만나고 싶다면 내가 먼저 좋은 이웃이 되자. 상대가 너무 까탈스러우면 어려울 수 있지만,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먼저 다가가는 사람이 되자. 웃으며 다가오는 사람을 싫어할 사람은 없다.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 말에 의하면 특별한 목적도 없이 안부 전화를 주기적으로 하는 친구가 있었다고 한다. 한참 후 자신은 그 친구와 친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자주 먼저 안부를 묻는 사람이 되자. 웃어주고, 음식을 나누자.

한결같은 모습으로 애정담은 관심을 보낸다면 어느새 그는 당신에게 좋은 이웃이 되어 있을 것이다. 할 수만 있다면 이웃이 어려울 때 도와주자. 삭막한 세상. 우리 모두 빛처럼 밝은 웃음으로 이웃을 비추어 주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와 브런치에 중복게재합니다.
#인간관계 #이웃 #봉사 #친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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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을 공부하고 있고 상담 자원봉사를 합니다. 블로그에 북리뷰를 하고 브런치에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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