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13일 권영세 당시 통일부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그러나 보수의 포용정책을 꿈꾼 권영세의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미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대화의 명분과 기회를 찾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이제 '늑대의 시간'이 다가왔다. 그 첫 번째 작업은 극우 인사 김영호를 통일부장관에 임명하고 외교부 출신 차관을 지명하며 시작됐다. 통일부의 정체성을 이해하지도 이해하려 하지도 않는 극우적이며 통일부 업무를 경험해보지 못한 장·차관이 동시에 지명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관련 기사:
대통령은 통일부를 없애고 싶은 건가 https://omn.kr/24mah ).
통일부 조직개편은 '늑대의 성찬'을 의미한다. 권영세라는 인물에 막혀 미뤄온 통일부 손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이전에 없었던 비겁하고 잔인한 '통일부 죽이기'다.
통일부 조직개편... '선전선동부'로 개조하나
우리 정부조직법(제31조)에서 통일부장관은 "통일 및 남북대화·교류·협력에 관한 정책의 수립, 통일교육, 그 밖에 통일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통일부 조직을 개편하며 남북대화와 교류·협력 지우기에 나섰다. 그리고 북한의 '통일전선부', 아니 '선전선동부'와 같이 통일부를 개조하려는 모양새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통일부 조직개편의 1차 목표는 통일부의 교류협력 조직, 즉 교류협력국과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 남북회담본부, 남북출입사무소 등을 축소 통폐합하는 작업이다. 기존의 1국, 1단, 2기관에 소속돼 있던 13개 과가 1단 4과 1팀으로 통폐합된다. 이 과정에서 통일부 정원 81명이 감축될 것이다.
이와 반대로 통일부에 대북, 대민 심리전을 수행할 부서들이 확대된다. 정부는 통일부에 메시지기획팀과 통일인식확산팀, 정보조사협력과를 추가해 통일부의 정체성 개조에 나섰다. 관련해서 지난 4월 5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과제점검회의에서 북한의 통일전선부와 같이 "우리 통일부도 국민들이 거기에 넘어가지 않도록 홍보라든지 대응 심리전 같은 것들은 준비를 해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과거 안기부나 지금의 국정원이 수행하는 대북, 대민 '심리전'을 통일부의 업무로 부여한 것이다.
개방형 직위 확대가 우려스러운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