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조건을 알게되면 어떤 나무를 심어야하는지 자연스럽게 나온다
유신준
(집을 짓기 전에 정원을 고려하지는 않습니까?) 이 집의 경우는 리폼이라서 집의 위치는 어쩔 수 없는 경우지만 대부분 건축가들은 정원을 염두에 둡니다. 정원을 만들기 위해 한쪽을 비워두고 건축설계를 하기도 해요. (건축과 정원을 함께 진행해도 괜찮을 것 같네요.) 함께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어느 쪽이든 먼저 결정되지 않으면 진행이 안 되거든요. 대개 집이 먼저인 경우가 많죠.
제 경우는 고객의견을 들을 때 어떤 정원이 좋은가 묻습니다. 어떤 나무를 심고 싶은지, 정원에서 하고 싶은 일이 있는지. 아이들이 어린 가족의 경우 농구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농구대를 세워줄 것인지. 개를 키우고 있는 경우도 있고 여러가지 조건을 폭넓게 고려하게 됩니다.
단순히 보는 정원을 좋아할수도 있어요. (양식도 보는 정원이 있습니까?) 있어요. 베르사이유 정원도 왕이 성 위에서 보기 좋게 만드느라 그런 양식으로 발전했잖아요. 영국도 그렇게 동물 모양을 만드느라 가리코미가 발전하게 됐고.
자동차가 몇 대 있나도 알아야 합니다. 요즘은 주차장이 우선이어서 현실적인 이유로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 그런 것을 전부 파악하고 디자인을 시작합니다. 실제로 할 경우는 당연히 예산을 알아야 하지만 공부로서 하는 거라면 자유롭게 좋아하는 걸 설계해 봐도 돼요.
현지 상황도 파악됐고 면담도 끝났으니 그 조건에서 할 수 있는 것들로 디자인 범위가 좁혀집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 방식이지만 다른 사람들도 이런 스타일로 설계를 진행해 나가지 않을까 생각해요. 자연환경 조건은 모르면 디자인을 할 수 없으니까 누구든 당연히 알아야 할 거고. 고객의 희망사항은 어떤지도 당연히 필요할 거고.
기본적인 조건을 알게 되면 여기에 어떤 나무를 심어야하는지 자연스럽게 나와요. 햇볕이 안 좋으니까 음수를 고려한다든지 가림나무가 필요하면 가림나무를 넣는다던지... 디자인을 제로 베이스에서 고민할 필요가 없는 거죠.
(상담할 때 요시다씨가 작업한 자료샘플을 들고 갑니까?) 내 경우는 대개 다른 분들 소개로 오는 경우가 많아요. 의뢰인들이 내 작업 스타일을 이미 알고 있죠. 그렇지 않은 경우는 그런 게 필요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