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A초등학교 교사의 사망(8월 31일) 소식이 1일 오후 알려진 가운데, 다음 날인 2일 오전 해당 학교 앞에 수많은 추모 화환과 추모객의 편지가 쌓여 가고 있다.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온 교사들이 껴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복건우
교사도 학생도 학부모도 고통
우리가 가르친 많은 청소년과 청년들이 삶을 비관하며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자포자기나 은둔, 심지어 반사회적 범죄로 사회적 절연을 택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된 반성 없이 지속되는 극심한 경쟁교육 체제로 인해 적지 않은 아이들이 학업을 고통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로 인한 부모들의 불안도도 이미 위험 수위를 넘긴 지 오래입니다.
뿌리부터 병든 학교 체제의 불신으로 인한 온갖 부작용을 온 사회가 함께 고민하기보다 힘없는 교사들에게만 떠넘겨 날로 가중되는 겹겹의 책임으로 학교는 과부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급하게는 교권 보호를 위한 법규의 개정이 필요하고 나아가 경쟁 체제에서 벗어나려는 공교육 회복이 절실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이번 기회에 현장 교사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되찾아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선생님이 반드시 저와 같은 생각이나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저마다의 이유로 지금 선 자리에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계심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상처 입은 한 교사가 무력감에 홀로 무너지지 않기 위해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안도감을 얻고자 드리는 글이니 등을 두드리듯 그저 가만히 읽어 주십사 기대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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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감독 며칠 후 사망한 교사, 내 기억은 그때에 멈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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