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교육부가 연 ‘교권회복 및 보호 강화를 위한 현장교사와의 대화’에 이주호 장관이 나타나 호소문을 읽었다.
교육부
교육부가 현장 교사 4명을 부른 토론회를 진행하면서 이주호 교육부 장관을 갑자기 출연시킨 뒤 참석 교사들 앞에서 호소문 돌발 낭독을 끝내자마자 곧바로 행사까지 끝마쳐버렸다. 행사 참석 교사는 "정치적으로 계산된 치사한 행동"이라고 반발했고, 교사 사회관계망에서도 "호소문 명장면을 만들기 위해 교사를 들러리 세웠다", "교사가 병풍이냐"는 비판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장관이 갑자기 행사장 중앙에 앉더니
3일 오후 3시 교육부는 장상윤 교육부 차관 주재로 1시간 40분가량에 걸쳐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를 위한 현장 교사와의 대화'를 열었다. 토론회 내용은 교육부 유튜브 방송으로 생중계됐다.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이 행사에는 당초 현장 교사 6명이 참석 예정이었지만 4명만 나왔다. "4일 추모행사를 하루 앞두고 교사를 겁박한 교육부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교사 기만에 동조하는 일"이란 비판 목소리가 나오자 2명의 교사가 행사 참석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토론회장에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갑자기 나타나 행사장 중앙에 앉은 것은 행사가 시작되고 1시간 34분쯤이 흐른 뒤였다.
이 장관은 "이곳에 호소문을 낭독하기 위해서 왔다"라면서 "이 모임처럼 교사단체 대표들과 교육정책 담당자들이 의견 소통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입을 뗐다. 하지만 이 자리는 교사단체 대표가 온 것이 아니라 현장 교사들이 온 것.
이어 이 장관은 기자들에게 미리 배포한 호소문을 약 4분간에 걸쳐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호소문 내용 중에는"선생님들께서는 우리 학생들 곁에서 학교를 지켜 달라"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이전에 발표한 "집단 불법 행위"라는 으름장 표현보다는 완화됐지만 다음 날인 오는 4일에 임시휴업이나 연가, 병가를 진행하지 말라는 뜻이다.
이 장관이 호소문 낭독을 끝내자마자 장 차관은 "그러면 이것으로 간담회는 마치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장관이 오자마자 장 차관은 "(선생님들이) 말씀하신 내용은 이따가 제가 (말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약속도 지키지 않은 채 돌연 행사 종료를 선언한 것이다. 이에 대해 참석 현장 교사 4명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항의하는 목소리는 내지 않았다.
하지만 이 행사를 중계한 유튜브에는 교사들이 쓴 것으로 보이는 다음과 같은 비판 댓글이 줄을 이었다.
"호소문용 들러리가 필요했던 게로군요. 교사들이 분노로 더 뭉칠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선생님들을 얼마나 우습게 보는지 잘 봤습니다."
"호소문 명장면을 위해 교사를 동원했군요."
"호소문 명장면 위해 교사를 병풍 세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