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색된 페인트가 떨어진 채로 운행되고 있는 무궁화호 열차. 서민들의 발이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박누리
인구수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자동차
그도 아니면 자동차를 구입해야 한다. 시외버스가 줄어든 상황에서 철도까지 줄어들면 시민들은 자동차를 구입할 수밖에 없다. 2013년 자동차 등록대수는 1940만 대에서 2021년 2491만 대로 늘어났다. 철도이용객은 1894만 명이 줄고 자동차는 551만 대가 늘어났다. 내가 사는 충청북도의 경우도 8년 동안 약 24만 대가 늘어났다. 인구가 2만2000명 정도 늘어나는 동안 자동차는 24만 대가 늘어났다. 인구증가속도보다 자동차 증가 속도가 10배 이상 빠른 셈이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면서 자가용을 늘리는 것이 올바를까?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자동차 생산과 도로 수송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14.6%에 달한다. 자동차를 줄이고 공공교통을 강화시켜 수송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주요한 방법이다.
그리고 농촌의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자가용을 이용할 수 없는 약자들이다. 수도권에도 교통약자가 있겠지만 비수도권 지역의 교통약자가 느끼는 문제는 더욱 더 심각하고, 이번 여름 폭염으로 열차운행이 전면 중단돼 일을 전혀 못한 사람들도 있다.
비수도권에 사는 사람에게 기후위기와 지방소멸은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다. 위기가 오고 소멸이 온다고 겁을 주는 것보다 살아갈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 정부의 몫이고, 기후위기에 더 많이 노출되는 약자들의 이동권이 보장하는 것이 정부와 공기업의 몫이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다.
재공영화되면 무궁화호는?
무궁화호를 타던 사람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사실 이 글을 쓰면서도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그동안 무궁화호가 줄어들면 안 되고 교통의 공공성이 중요하다고 계속 주장해 왔지만, 지금도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운행중단되는 것이 무궁화호다. 그마저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SRT가 재공영화된다면 무궁화호는 계속 운행될 수 있을까? 앞으로도 철도망은 계속 확장되겠지만 무궁화호는 사라지지 않을 수 있을까?
가장 먼저 매진되고 가장 먼저 중단되는 무궁화호, 이보다 현실의 모순을 더 잘 보여주는 장면이 있을까? 해답이 없는 것도 아니고 이미 답은 나와 있다. 문제는 답하지 않는 정치이다. 노동자와 시민들의 외침은 정치인들의 답을 끌어낼 수 있을까? 나와 가족은 계속 이곳에 살 수 있을까? 당위가 아니라 실존의 문제다.

▲ 923 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는 지역소멸을 막고 온실가스도 감축하는 공공철도 강화를 요구하며, 이를 위해서 파업투쟁을 준비하는 철도노조를 지지한다.
923 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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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호 타던 3000만명은 대체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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