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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난입' 주동자 징역 22년 선고, "반성 안 보여"

대선 불복해 의사당 폭동 주도한 혐의... 엔리케 타리오 '중형'

등록 2023.09.06 13:28수정 2023.09.06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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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미국 의회 난입 사태를 주도한 극우단체 리더 엔리케 타리오에 대한 법정 선고를 보도하는 CNN방송 ⓒ CNN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열성 지지자들이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불복하며 저지른 2021년 1월 6일 의회 난입 사태 주동자가 법정에서 징역 22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AP통신·CNN방송 등에 따르면 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의회 난입을 주도한 극우 단체 '프라우드 보이스'(Proud Boys)의 전 리더 엔리케 타리오(39)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이같이 선고했다. 

이는 현재까지 1심이 끝난 1·6 사태 관련자에게 선고한 형량 중 가장 무거운 것이다. 그 전 최고 형량은 또 다른 극우 단체 '오스 키퍼스'(Oath Keepers)의 설립자 스튜어트 로즈에게 선고한 18년이었다.

신나치 단체 이끌며 극우 활동... '흑인 인권' 배너도 불태워 

타리오는 사태 당일에 현장인 워싱턴DC에 없었으나, 폭동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타리오에 대해 "그가 혁명을 일으키겠다는 열망으로 1·6사태를 일으킨 궁극적 리더라는 점에 논쟁은 없다"라며 "현장에 없었지만 사태에 엄청난 영향(outsized impact)을 끼친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재판부는 '프라우드 보이스'의 지도부 단원인 이선 노딘에게도 징역 18년, 조지프 빅스에게는 17년을 선고한 바 있다.


아프리카-쿠바계 부모 밑에서 자란 타리오는 그가 이끌던 신나치 단체가 공화당에서 입지가 커지면서 1·6 사태를 주도하게 됐다.

타리오는 1·6 사태가 일어나기 며칠 전에도 워싱턴 DC 한 교회에 걸려있던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배너를 불태우고, 고성능 소총 탄창을 들여온 혐의로 법원에서 추방 명령을 받은 바 있다. 

판사 "반성 보인 적 없어"... 타리오, 재판 끝나고 손가락 '브이'

그는 이날 법정에서 의회에 난입한 군중들이 경찰이나 군인 등 법 집행 담당자들에게 가한 폭력에 대해 "많은 사람에게 슬픔과 고통을 준 것에 부끄럽고 실망했다"라며 "당시 사태는 국가적으로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또한 "나는 정치적 열성분자가 아니고, 대선 결과를 바꾸려는 목적도 없었다"라며 "나의 40대를 빼앗지 말아달라"면서 사죄했다.

타리오의 변호인은 "나의 의뢰인은 테러리스트가 아니고, 판단을 잘못한 애국자였다"라며 "국가를 지키려 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타리오의 가족도 이날 재판에 참석해 눈물을 흘리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재판을 진행한 티모시 켈리 판사는 "타리오가 오늘 선고를 받기까지 수많은 재판 과정에서 당시 사태와 관련해 어떠한 반성의 태도를 보인 적이 없다"라며 "그가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후회하고 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라고 못 박았다. 

실제로 AP통신은 "타리오가 법정에서는 고개를 떨궜지만, 재판이 끝난 후 법정을 떠나면서 손가락으로 '브이(V)'자를 만들어 보였다"라고 전했다. 

1·6 사태 주동자들이 잇따라 중형을 선고받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가도에도 악재가 될 전망이다. 그는 폭동이 일어나기 며칠 전에 소셜미디어에 "이번 대선은 미국 역사상 최대의 사기극"이라며 "1월 6일 워싱턴DC에서 만나자"라는 글을 올려 사태를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 의회 #도널드 트럼프 #엔리케 타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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