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8일 수중에서 핵 공격이 가능한 전술핵공격잠수함을 건조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주체적 해군 무력강화의 새시대, 전환기의 도래를 알리는 일대 사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우리 당의 혁명 위업에 무한히 충직한 영웅적인 군수노동계급과 과학자, 기술자들은 우리 식의 전술핵공격잠수함을 건조해 창건 75돌을 맞는 어머니 조국에 선물로 드렸다"고 보도했다. 지난 6일 열린 진수식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리병철·박정천 원수, 김덕훈 내각총리 등 참석했다. 2023.9.8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의 1인지배체제, 대북제재만으로 변화시킬 수 없다
북한에서 구축된, 아마도 근대 국가에서 그 유례를 찾기 힘든 강력한 1인지배체제는 제레미 벤담(Jeremy Bentham)이 제시한 판옵티콘(panopticon)과 같은 통제체제를 연상시킨다. 판옵티콘은 일방향의 수직적인 통제(시선)와 구성원 간 소통을 차단한 촘촘한 격자들로 이루어진 수평적인 단절로 구축된 감시체제를 말한다. 북한은 한국전쟁을 거치며 판옵티콘의 구조적 메커니즘이 반영된 1인지배체제를 건설하였고 그 핵심 요소는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우리는 북한의 변화를 종종 이야기한다. 북한의 핵 개발과 위협은 이전에 없던 강력한 대북 제재를 가져왔다. 여기에 2020년 발발한 코로나19 팬데믹은 더 이상 북한이 버티지 못할 것이란 기대를 낳았다. 그러나 북한은 여전히 굳건하다. 경제위기는 지속되고 있지만, 북한의 1인지배체제는 여전히 공고해 보인다.
앞서 서술한 바와 같이 김일성과 그의 후대 지도자들에게 저항할 수 있는 정적이나 정치세력은 여전히 북한에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전쟁을 통해 형성된 무의식적 충성계층은 평양을 중심으로 우상화된 그들의 지도자에게 충성을 다하고 있다.
필자 또한 2017년 이후 UN안보리와 미국이 주도한 대북제재가 완벽히 이행될 수만 있다면 북한이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은 실제로 그러한 대북제재가 거의 완벽하게 이행된 상황을 연출했다.
그러나 북한은 스스로 국경을 봉쇄한 상황에서 3년 반을 버텨내고 있다. 결과적으로 외부로부터의 제재와 고립은 북한 주민들에게 고통을 줄 뿐 1인지배체제를 변화시키지 못했다. 이는 북한의 1인지배체제가 외부의 적, 특히 미제국주의와의 투쟁을 통해 작동하며 위기를 통해 지속돼왔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관련 기사:
잦은 '북한붕괴론', 그럼에도 견고한 북... 시각을 바꿔야 한다, https://omn.kr/212h1).
우리는 북한의 변화를 위해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나
그렇다면 북한의 변화는 어떻게 가능한가? 단기적으로, 북한의 지도자가 스스로 변화의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유인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북한의 지도자보다 북한의 주민들을 먼저 생각한다면, 북한 주민의 인권과 자유를 진심으로 바란다면, 우선은 이 공고한 1인지배체제의 변화를 위해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북한의 변화는 그 1인(지도자)의 변화와 그로부터 파생되는 지배 엘리트의 분화, 정치적 다양성이 확대되고 이러한 흐름이 북한 주민 스스로의 요구와 만날 때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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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정일영입니다.
저의 관심분야는 북한 사회통제체제, 남북관계 제도화, 한반도 평화체제 등입니다.
주요 저서로는 [한반도 리빌딩 전략 2025], [한반도 오디세이], [평양학개론], [북한경제는 죽지 않았습니다만], [속삭이다, 평화], [북한 사회통제체제의 기원]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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