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탄 관광특구 거리송탄에 있는 오산 비행장 앞 관광특구 거리. 옛 기지촌의 흔적은 지워지고, 내외국인이 북적거리는 공간이 되었다.
이영천
어디나 그렇듯 미군 부대 주변은 경비가 삼엄하다. 마치 철옹성이 연상된다. 이 비행장이 밑바탕이었는지, 21세기 들어 평택은 '미군의 도시'로 재탄생한다. 당연한 귀결이겠으나, 이곳도 미군이 주둔하는 여느 도시처럼 그들로 인해 탄생한 음식이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1914년 여러 면이 통합되어 탄생한 진위군 송탄면이 1938년 평택군 송탄면이 된다. 한적하던 이곳에 들어선 비행장 때문에 어디서나 그랬던 것처럼 기지촌이 들어선다. 그렇게 탄생한 기지촌과 미군 기지를 바탕으로, 송탄은 불과 10여 년 사이 급격한 도시 확산을 보이며 1963년 읍(邑)이 된다. 1981년 송탄시로 독립하지만, 1995년 다시 평택으로 되돌아온다.
비행장에 잇닿아 있는 도시 공간은, 미국의 어느 카운티(county)에 와 있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 공간도 2천년대 초반까지 극심한 갈등에 시달렸다. 공간을 지배하던 기지촌이 미군 재배치라는 변화에 맞닥뜨리면서부터다. 관광특구 지정을 두고, 관청은 물론 경제적 기반을 잃지 않으려는 상인회와 시민단체 사이 갈등이었다.
그들의 관문
항(港, port)은 엄밀한 의미에서 '화물'이 우선이다. 선박에 비해 뒤늦게 발명된 비행기 발착 시설에도 항을 붙여 공항이라 하였다. 공항은 화물보다 오히려 여객 운송이 주 기능으로 전환되었다. 군사 목적의 전투비행단 기지를 'Air force base'로 부르지만, 의미에서 공항과 큰 차이가 있는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