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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빼곤 보수 전패했던 고양갑, 심상정 5선 가능할까

[22대 총선 맛보기②] '12년 안방'의 표심 변화, 민주당 후보 경쟁 치열, 국힘 차출론 꿈틀

등록 2023.09.29 17:44수정 2024.02.2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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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후면 22대 총선입니다.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던 21대 총선, 0.7%p 차로 갈린 20대 대선,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끝난 2022년 지방선거까지. 지난 4년, 민심은 끊임없이 요동쳤습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가 될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요?  <오마이뉴스>는 대표적인 '스윙보터'이자 전체 의석수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수도권을 시작으로 각 지역구를 가로지르는 이슈와 인물을 살펴봅니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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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에 위치한 심상정 의원의 지역사무소 간판. ⓒ 류승연

 
경기 고양갑. 선거구로 획정된 2000년 이후 18대 총선만 빼고 모두 보수 정당 후보들이 패배한 지역이다. 16대 곽치영(새천년민주당)·유시민(개혁국민정당), 17대 유시민(열린우리당), 18대 손범규(한나라당) 당선 후 2012년 19대 총선부터 지금까지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심 의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한국 진보정치의 '대표선수'다. 진보정당 소속 유일한 4선 국회의원이자 19대·20대 대선주자다. 그만큼 진보정당 소속 정치인 중 가장 높은 대중적 인지도와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고 이는 '진보 초강세 지역'인 고양갑과 좋은 궁합을 보였다. 하지만 22대 총선은 다르다. 심 의원의 '5선 달성'이 위태롭다는 얘기가 돈다.

당 지지율은 한국갤럽 조사기준 5% 안팎을 못 벗어나고 있다. 특히 정의당을 향한 지역민심이 변했다. 2022년 6.1 지방선거 때 덕양구(고양갑은 덕양구 북부 일대) 소속 정의당 소속 시의원들이 모두 낙선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그 자리를 모두 차지했다. 정의당이 2018년 6.13 지방선거 때 3명의 시의원을 배출했던 것과 다른 결과다. 

여기에 '대선주자 심상정'에 대한 지역민의 피로도도 일부 드러나고 있다. 전체 정국을 가로지르는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국회의원보다 지역현안에 천착하는 국회의원이 더 필요하다는 정서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14일 경기 고양갑을 찾았다. 

심상정 지지했던 이들,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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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7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위성정당 방지를 위한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심상정 의원 지역 사무소가 위치한 덕양구 화정동에서 만난 지역민들은 여전히 심 의원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화정동 야채가게에서 일하는 박지수(29)씨는 "심 의원이 한번 더 국회의원이 돼 다시 대통령에 도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화정역 인근에서 토스트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아무개(60)씨도 "민주당 후보보다는 심 의원이 더 낫다. 더 많은 커리어와 힘이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하지만 마음을 바꾼 지지자들도 있었다. 고양시청 앞 세탁소를 운영해온 이아무개(60)씨는 19·20·21대 총선과 20대 대선에서 모두 심 의원에게 투표한 지지자였다. 그런데도 '다음 총선에서 어떤 후보에게 투표하겠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심상정을 향한 마음은 이미 많이 떠났어요. 생계가 걸려 있다 보니 생각이 달라지더라고요. 민주당 한심하죠.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는 민주당을 뽑아야 할 것 같아요. 국민의힘이 설쳐대게 놔둘 수는 없잖아요."


그는 지역 현안 중 하나인 고양시청 이전 논란을 '변심'의 이유로 꼽았다. 고양시청 이전 논란은 지역에서 해묵은 숙제이자 당면한 지역 현안이다. 시청 청사를 중심으로 상권이 활성화 돼 있는 만큼 청사 이전 소문이 돌 때면 부동산 가격까지 들썩이곤 했다. 게다가 국민의힘 소속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이 지난 1월 주교동 현 청사 옆 새 청사를 짓기로 결정하고 절차를 밟고 있던 것을 뒤집었다. 돌연 새 청사를 백석동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힌 것. 이 때문에 덕양구민들은 몇 차례 궐기대회까지 열기도 했다. 하지만 이때 심 의원의 '부재'를 느꼈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여기(고양시청 인근) 있는 자영업자들은 시청이 이사가면 다 죽는 거예요. 손님 대부분이 시청 직원들이라서요. 그런데 심 의원님은 특이하게 한창 (시청 이전이) 문제가 됐을 때 인천 전세사기 현장으로 가더라고요."

주교동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양아무개(39)씨도 비슷했다. 그는 19·20대 총선에서 심 의원에게 표를 던졌지만 21대 총선 때는 다른 선택을 했다고 했다. 그는 "고양시청 이전 문제뿐만이 아니다"며 "(심 의원이) 3선을 하는 동안 (지역에서) 어떤 변화도 느끼지 못했다. '고인 물'이란 인식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지역민들의 표심 변화는 20·21대 총선 득표율 비교를 통해서도 확인 가능하다. 심 의원은 20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박준 후보와 야권연대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52.97%란 압도적 득표율로 손범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를 16.17%p 차로 꺾었다. 하지만 4년 뒤 21대 총선에서는 득표율 39.38%로 이경환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를 6.64%p 차이로 이겼다. 

이는 민주·진보계열 정당에 우호적이면서도 이왕이면 심 의원을 지지했던 지역민 중 일부가 태도를 바꾼 결과로 추정된다. 참고로 20대 총선 때 민주당 박준 후보의 득표율은 8.74%, 21대 총선 때 민주당 문명순 후보의 득표율은 27.36%였다. 

심 의원은 아직 총선 출마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마이뉴스>에 "(저의) 출마는 당의 전략과 함께 가야 한다. 조금 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지역 정가 안팎에선 그의 출마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보고 있다. 심 의원이 고양시청 이전이나 신규 소각장 추진 등 지역 현안 관련 행사에 참석하면서 지역 밀착도를 높이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신발끈 고쳐매는 민주당 후보들, '심상정 교체론' 앞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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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문명순 후보가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에 위치한 심상정 의원의 지역사무소 앞에서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 류승연

 
이러한 변화 속에 출마를 준비 중인 민주당 후보들은 '심상정 교체론'을 들고 신발끈을 동여매고 있다. 

지난 총선 때 심 의원과 맞붙었던 문명순 민주당 고양갑 지역위원장의 전략은 '현장 행보'다. <오마이뉴스>가 지역을 찾은 14일 오전 8시, 그는 화정역 역사 내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문 위원장은 지지자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를 보여주면서 "매일 이곳에서 지지자들과 만난다. 내년 총선 때 심상정이 아닌 문명순을 선택하겠다는 응원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고양갑은 일반적인 험지와 성격이 다르다. (민주당 후보는) 4년간 열심히 시험공부를 해도 (심 의원에 막혀서) 시험장에 입장도 못한다"며 "그런데 심 의원은 자기 정치만 해 왔다. 지역이 이렇게 피폐해지도록 무엇을 했냐"고 지적했다. 또 "중앙당에서 돌린 여론조사에서는 제가 벌써 심 의원을 2배 앞서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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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재준 전 고양시장, 김성회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오마이뉴스

 
이재준 전 고양시장 역시 "(심 의원은)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지만 정작 지역에서는 제대로 활동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지역 자치분권을 실현하고 지역사람들과 함께 해온 내가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열린민주당(21대 총선 당시 민주당 비례정당) 대변인을 지낸 김성회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도 고양갑 출마를 준비 중인 민주당 후보 중 하나다. 그는 최근 고양시 화정동에 자신의 촬영 스튜디오를 옮기면서 본격적인 총선 행보에 돌입했다. 그는 "심 의원이 지난 20년간 대한민국 진보 정치를 위해 열심히 해 온 역할이 분명히 있었다"면서도 "이제는 다음 세대들이 진보 개혁 정치를 구현해낼 때"라고 말했다.

의사 출신 신현영 민주당 의원(비례대표)도 출마 가능성이 있다. 그가 근무했던 명지병원 소재지가 고양시 덕양구이기 때문이다. 그는 출마 여부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주어진 소임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권여당의 힘' 강조하는 국힘... 관건은 인물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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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과 권순영 국민의힘 고양갑 당협위원장. ⓒ 오마이뉴스

 
반면,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의 지역현안 해결능력'을 강조하면서 고양갑을 노리고 있다. 

권순영 국민의힘 고양갑 당협위원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지난 8월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탈락한 '신분당선 서북부연장' 사업을 언급했다. 그는 "가장 큰 지역현안 중 하나는 교통불편"이라며 "그런데 국회 국토위 소속인 심 의원은 이러한 지역의 숙원사업을 왜 해결 못하냐는 성토가 지역에서 나오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희룡 차출설'은 일축했다. 여권 일각에선 일산·평촌·산본·분당 등 노후 신도시 정비 지원 특별법인 '1기 신도시 특별법' 성과 등을 앞세워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이 '험지'인 고양갑에 차출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심 의원은 지난 6월 국토위 전체회의 때 원 장관에게 고양갑 출마여부를 묻기도 했다. 원 장관은 이 때 "심 의원과의 대결이면 영광"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권 당협위원장은 "(원 장관이) 고양갑 출마 의사가 없다는 이야기, 그리고 1기 신도시 특별법과 관련해 이미 (고양갑이 아닌) 경기도 각지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며 "(원 장관이) 출마를 하더라도 서울 종로 같은 정치 1번지나 1기 신도시가 위치한 고양시 병이나 정일 것"이라고 점쳤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인물 경쟁력'을 22대 고양갑 총선의 주요 변수로 꼽았다. 그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심상정 위기론'과 관련 "각 당에서 어떤 인물이 나오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출마를 준비 중인 민주당 후보들의 인물 경쟁력이 심 의원에 비해 약하다는 것. 그는 이에 따라 야권 성향 표심이 분열될 수 있고, 어부지리로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원희룡 장관이 실제 등판한다면 "팽팽한 접전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심상정 #고양갑 #정의당 #더불어민주당 #원희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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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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