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즌코난 경찰청에서 개발한 보이스피싱 및 악성어플 탐지앱
강지영
그들에게도 고마웠다. 경찰관은 내 휴대폰에 '시티즌코난'이라는 앱을 설치해 주었다. 시티즌 코난이란, 경찰청에서 개발한 보이스피싱 및 악성어플 탐지앱'이라는 걸 알았다. 바로 휴대폰 매장에 가서 전화번호를 바꾸었다.
휴대폰 매장 직원이 말했다. 혹시 휴대폰 사진 중에 내 신분증 사진이 있는지 물었다. 있는 것도 같았다. 오래전에 알고 지내는 보험 설계사에게 신분증 사진을 보내느라고 찍었던 게 떠올랐다. 보내고 나서 지웠는지 안 지웠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내가 머뭇거리는 것을 본 직원은 주민센터에 가서 주민등록증을 재발급받기를 권했다. 다음 날, 주민센터에 가서 주민등록증 재발급을 신청하고 5천 원을 냈다. 그 길로 경찰서에 가서 운전면허증 재발급을 신청하고 1만 원을 냈다.
이 일들이 9월 20일에서 22일까지 3일에 걸쳐 내게 일어난 사건 사고다. 얼마나 급박하게 돌아갔는지 모른다. 신기한 것은 학교에 있는 동안은 수업에 전념한 거다. 자신이 놀라웠다. 내가 프로가 되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수업을 다 마치고 다음날 수업 준비를 마무리 하고 교문을 나왔다. 조퇴를 하고 은행, 주민센터, 경찰서를 드나들었다. 내가 벌인 일이니 내가 수습해야만 했다.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힘든 세상, 거친 세태에 놀랐지만 우리가 살아내야만 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모든 게 예전처럼 돌아왔다. 다만 허공에 날려버린 사진과 동영상이 아쉽다. 거기엔 교실에서 아이들이 만든 여러 작품, 아이들의 발랄한 모습, 교정의 예쁜 꽃들이 있다. 그것들이 모두 모두 내 기억 속에만 있다. 그들이야 다시 만날 수 있다. 내년이면 꽃은 다시 필 테니 다시 찍을 수 있다지만 돌이킬 수 없는 재연할 수 없는 사진과 동영상은 어찌할까.
지난여름, 존경하는 교수님의 정년퇴임식 사진과 동영상은 어찌할까. 어렵게 찾아간 모교에서 찍은 교수님과의 사진, 교수님의 연구실, 고별강연과 퇴임식에서 교수님이 부르신 가곡 '얼굴' 동영상. 국어과 교수이면서도 그 어떤 테너 가수 보다도 멋진 노래였는데, 그리고 기타 연주 동영상. 그것들이 너무 안타깝다.
가슴이 조여올 만큼 아깝다. 순간의 실수로 여러 날의 추억과 삶의 흔적을 지워버려야 했던 일들이 한낮의 꿈처럼 지나가 버렸다. 이제 시월이다. 다시 추억을 모으러 하루를 시작한다. 자,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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