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를 잘 담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읽다보면 해외도 크게 다르지 않구나 싶게 된다.
한재아
이렇듯 사서는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사실상 인식도, 대우도 좋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직업이기도 하다.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공공기관이기에 관련 업계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도 많다. 지속적으로 삭감되는 예산에 최소한의 인력으로 운영하는 곳도 많다(작고 소중한 월급이 항상 병원비로 나가는 이유 중 하나이다).
약 한 달 전 기사를 보면 공공도서관이 처한 현재 위치가 적나라하게 보일 것이다. 해당 사건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다.
1. 작년(2022년)부터 양천문화재단분회 노동자들(양천구 구립도서관 사서 노동자들로 구성)
은 노동조합을 통해 직원 처우 개선을 위한 교섭을 재단 측과 진행하고 있었다.
2. 다양한 안건을 제시했으나 재단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아 대부분의 제안을 철회하고 명절수당(설날, 추석) 각 30% 지급(현재는 0원)과 장기근속수당 지급(현재는 0원) 두 가지만을 요구했다.
3. 9/13(수) 3시경 구청 측에서 교섭을 진행하겠다 했지만 면담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퇴거 불응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었다. 이때 노동자들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4. 9/15(금) 수감되었던 직원 6명이 풀려났고, 9/19(화) 3시경 협상을 시작했다. 그 결과, 2024년부터 명절수당(설, 추석)을 각 25%씩 지급하고, 장기근속수당은 신설하나 비용과 시기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일단락되었다.
(* 보다 자세한 내용은 뉴스 기사 혹은 스튜디오 알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아직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일이지만 같은 업계나 지역이 아니면 이 일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나 역시 사서로 일하지 않고 이용자로만 있었다면 몰랐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이번 일로 수면 밖으로 꺼내진 양천구 구립도서관 사서들의 처우가 더욱 알려지길 바란다.
시간이 흐를수록 새롭게 지어지는 공공도서관은 늘어나고, 도서관의 역할도 점차 커지고 있지만 막상 그 안에서 일을 하는 사서의 수는 예전과 비교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주변 공공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사서분들만 봐도 3인분의 일을 혼자서 감당하거나 한 명이 큰 업무를 3~4개씩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력이 부족해 휴가도 제대로 갈 수 없는 경우는 다반사다. 여전히 주 6일을 근무하는 곳도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이미 최저임금으로 초과근무를 하는 상황이 당연시 되어버린 것이다.
불현듯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한 뒤 소식을 들은 지인들이 했던 말이 하나씩 떠오른다.
"사서로 일하면 편하겠네~ 책도 많이 읽을 거고. 좋겠다~."
그들이 악의를 가지고 한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나 역시 사서라는 직업을 그렇게 생각했던 적이 있으니까. 그렇기에 그저 씁쓸하게 웃으며 짧게 대답할 뿐이다. "그렇지는 않더라구(요)..."라고.
그룹 'XMZ 여자들'은 세대간의 어긋남과 연결 그리고 공감을 목표로 사소하지만 멈칫하게 만드는 순간을 글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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