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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백서에 104번 거론됐는데 왜 구속 안 시켰는지 궁금"

[인사청문회] 문체부 장관 후보, 블랙리스트부터 아파트 증여세 비공개까지... 모든 의혹 '부인'

등록 2023.10.05 14:38수정 2023.10.0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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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 남소연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 "폴리테이너(정치인 politician+연예인 entertainer의 합성어)라는 말 아시죠. 본인은 어떻습니까."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 "하하. 이야기를 하자면 그런데... 그런데요, 전 두 가지를 한 번에 한 적은 없습니다."


'폴리테이너' 유인촌의 귀환. 유인촌 문체부장관 후보자가 5일, 13년 만에 다시 국회 청문회장 자리에 섰다. 이날 청문회의 핵심 키워드는 '블랙리스트'였다. 이명박 정부 시절 자행됐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당시 문체부 장관이었던 유 후보자가 관여했을 가능성을 놓고 여야의 공방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유 후보자는 청문회 내내 "블랙리스트는 실재하지도 존재하지도 않는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민주당 "넘치는 블랙리스트 증거, 부인은 위증"
유인촌 "그럼 왜 날 구속 안 했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명박 정부 청와대와 국정원에서 작성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 문건들을 차례로 제시했다. 임종성 민주당 의원은 "MB정부 블랙리스트에 대한 차고 넘치는 증거에도 후보자의 반성없는 태도와 발언에 유감이다"라면서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MB(정부) 당시 블랙리스트가 없었다고 부인하는 것은 사실 위증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임 의원은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에서 발간한 관련 사건 백서를 언급하면서 "(해당 백서에 후보자 이름이) 무려 104번 언급된다. 여러 증거와 증언들이 명백히 후보자를 향하고 있다"면서 "이 기록들은 후보자가 장관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는데 사과하고 사퇴할 생각이 있나"라고 물었다.


유 후보자는 "백서는 일방적으로 기록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제 이야기를 104번씩 거론하며 왜 절 구속 안 시켰는지 궁금하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다시 한 번 이명박 정부 시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존재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면서 "저를 미워할 수는 있는데, 정말 몇 명이나 그런 걸로 배제됐는지 확실히 알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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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목을 축이고 있다. ⓒ 남소연

 
여당인 국민의힘은 즉각 방어에 나섰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청와대 문건이라는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 문건은 조잡한 문건이다"라면서 "2008년도 문건인데 그 내용을 보면 이뤄진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한 유 후보자에게 "블랙리스트를 본 적도 들은 적도, 처벌받은 적도 없지 않나"라고 물은 뒤 "(민주당이) 전혀 없는 사실로 정치 공세를 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를) 반대하는 일부에서는 피해를 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유인촌 문체부장관 후보자 : "피해가 가겠습니까.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일부 여권 의원들은 유 후보의 장관 임명을 반대하는 예술인들에 대한 입장을 후보자에게 재차 질문하기도 했다. 황보승희 무소속 의원 또한 유 후보자에게 "(후보자를) 블랙리스트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하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나"라고 물었고 그는 "반대 의견을 잘 경청해 무엇 때문에 반대하고, 제가 가진 부족한 점이 뭔지 보충해서 편안히 활동 할 수 있게 하겠다"고 답했다.  

막말 논란에 "감정 자제 못해 과한 감정 표현, 욕은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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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나온 유인촌 장관 후보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 남소연

 
청문회 시작과 동시에 유 후보자의 과거 막말 논란을 담은 영상이 제시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회 국정감사 현장에서 사진 기자들을 향해 "찍지 마, 성질 뻗쳐서 정말"이라고 소리친 장면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론과 폐지 정책을 비판하며 1인시위에 나선 학부모에게 "세뇌가 되신 거지"라고 말한 대목이다.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폴리테이너'의 강점을 '소통'으로 꼽으면서 "언행이 중요하다. 지난 장관 재직 시절 보여준 모습을 국민들이 다 알고 있다"며 "폴리테이너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언행 중시를) 더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유 후보자는 이에 (국감장에선) "감정을 자제 못해 감정 표현을 과하게 했지만, 욕을 한 적은 없다"고 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선 유 후보자의 두 아들이 2015년과 2019년 각각 아파트를 매입하던 당시 아버지인 유 후보자의 돈을 증여받은 사실과 함께, 증여세 납부 내역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유 후보자는 "(매입관련) 증여세는 다 납부했다"는 입장이다. 임오경 의원은 "자녀들이 독립생계라면 후보자 본인이 자신의 송금 내역을 주시면 되는데, 왜 자료를 주지 않느냐"고 질타했고 유 후보자는 "그 부분은 개인 정보"라고 답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윤석열 #이명박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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