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보훈지청이 최근 이 지역 학교에 보낸 공문과 첨부 보고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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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부 산하 보훈지청들이 일선 학교에 "제대군인 관련 영상과 포스터 등을 홍보하고, 그 결과를 통보하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대입 수시 준비 등으로 바쁜 학교 교사들은 "교원들이 제대군인도 홍보하고 그 결과를 보고까지 해야 하느냐, 학교가 만물상이냐"고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대군인 행사 증빙사진까지 첨부하라?
5일, 교육언론[창]은 서울남부보훈지청과 경남동부보훈지청, 충남동부보훈지청 등이 이 지역 학교에 보낸 '2023년 제대군인 주간 계기 행사·홍보 협조 요청' 공문(10월 4일자 접수)을 살펴봤다.
이 공문에서 보훈지청들은 "국가보훈부는 제대군인의 자긍심을 높이고자 올해 10월 10일부터 13일까지를 제대군인 주간으로 지정해 계기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이에 귀교 학생들 대상 제대군인 계기교육 및 귀교에 설치된 홍보매체를 통한 홍보 문구 및 이미지 표출 등 행사·홍보 동참을 요청드린다"고 적었다.
이어 보훈지청들은 "아울러 결과 통보를 문서의 서식에 맞게 2023년 10월 17일까지(경남동부보훈지청은 10월 16일까지) 회신하여 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학교에 보낸 '결과 통보 서식'에서 학교명과 행사 일자, 행사 내용 등을 적도록 한 뒤 증빙 사진까지 첨부하도록 했다.
이 같은 보훈지청들의 행동에 대해 수도권지역 한 중등교사는 "보훈부가 과거 권위주의 시대처럼 학교를 국가 정책 홍보 기구로 바라보고 있지 않나 싶다"면서 "더구나 외부기관인 보훈지청이 결과보고 문서까지 요구한 것은 이례적인 일인데 이런 행동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지역 한 초등 교원도 "서울 강남서초교육지원청 초중고가 모두 보훈지청의 공문을 받았다"면서 "학교는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데, 이런 걸 홍보하고 결과 보고서까지 내라니 학교가 만물상이냐"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