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세이 우에노 역으로 가기 위해 나리타 공항 지하철로 들어서다
신아연
나리타 제 3공항 풍경은 엄숙하다 못해 침울하기조차 했습니다. 공항 내부 사진을 찍지 못하게 되어 있어 사진 없이 말로만 하자면 안내 표지나 문구가 온통 검은색, 그것도 지나치게 굵게 쓰여있었습니다. 6661명의 장례를 치르러 온 우리들을 공항에서부터 제격으로 맞아줬다고 할까요?
공항과 연결되어 있는 열차를 타고 우리가 일차적으로 가야할 곳은 케이세이 우에노역이었습니다. 나중에 안 거였지만 우리나라의 서울역이나 청량리역만큼 번잡한 역인데, 여기서 환승을 하여 관동대학살 추모 장소가 있는 야히로역으로 가야 합니다.
오전 7시 5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전주에서 인천공항까지 밤을 꼬박 새웠을 씨알재단 이창희 사무국장과 아내 김윤수님, 재단 김원호 이사장님과 저, 양혜경 항일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전 SBS 방송사 김양호 피디, 시민단체 참여연대 백미정씨 등 7명이 함께 움직였습니다.
곤봉 모양의 긴 장대를 들고 단 위에 올라서 보초를 서고 있는 공항 내 치안 담당 경찰관은 일본 강점기 '순사'를 연상케 해 약간 불쾌했습니다. 단 위에 올라서 있는 모습과 제복, 특히 모자가 한 세기 전으로 돌아간 느낌을 주었는데 열차 안에서 마주한 안내원의 복장은 그보다 더 시대를 거꾸로 돌려놓은 모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