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동 만화방 홍성 홍동면 마을주민들의 <햇살배움터마을교육사회적협동조합>이 방과후청소년을 위해 운영하는 ‘ㅋㅋ만화방’
정기석
마을자치규약은 마을공동체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
관련 조사 연구자료에 따르면 귀농인 등이 마을 이주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여유자금 부족, 생활 불편 등과 같은 경제적·환경적 요인이 단연 크다. 한편 그에 못지않게 '지역 주민과의 갈등'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도시민 유치를 구호로만 부르짖는 해당 지자체는 마을발전기금 등 원주민과 이주민의 갈등 민원에서 '관리 권한이 없다'는 핑계로 뒷짐을 지고 있거나 빠져나갈 사안이 아닌 상황인 것이다.
우리 마을자치규약의 역사는 길고 깊다. 오늘날 지역개발사업을 하면서 용역업체들이 급조한 컨설팅의 단순한 성과물이 아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사유농지와 공유지인 산림천택은 모두 마을공동체 등 고유의 지역 생태계에 통합돼 있었다. 향약의 '덕업상권(德業相勸) 과실상규(過失相規) 예속상교(禮俗相交) 환난상휼(患難相恤)'을 다시 떠올리면 된다. 바로 마을자치규약이 지향하는 대로, 마을공동체를 구성하고 운영하는 인간관계와 집단의 안정적 지속을 위한 기본 원칙이자 방향과 다름없다.
특히 상부상조는 농촌사회를 유지하는 필수적인 기본 실천 덕목이었다. 동물에서 인간까지, 과거에서 현재까지, 농촌이든 도시든 일상적으로 유용했다. 나아가 윤리적으로 인간성이 고양되는 실천 덕목이라는 보편성까지 발휘하고 있다.
향약과 더불어 동계(洞契)는 마을의 공동재산 관리, 동제(洞祭), 농업협동(두레), 공동작업, 상호부조 등을 행하는 자치조직이었다. 농민의 기초적 생활단위인 마을(자연촌)을 범위로 소규모화하면서 동계는 마을 주민의 일상생활이 더욱 긴밀하게 결합하는 토대가 되었다. 이처럼 우리 전통마을공동체는 향약과 동계 등 자발적 규약의 실천을 통해 마을 주변의 산과 숲, 강과 바다의 이용에 관한 공동체의 관습과 규율을 제정하고 축적하고 적용했다.
무엇보다, 마을공동체 내지 결사체에서 협력과 상호부조는 반드시 규율과 강제와 함께 작동되었다. 벌, 불이익 등 규율이나 강제가 없는 공동체는 무의미하거나 존재할 수 없는 비현실이다. 만일 아직도 그런 마을공동체가 있다고 한다면, 한낱 윤리적 과대망상이나 낭만적인 이데올로기에 빠져있는 건 아닌지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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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연구소(Commune Lab) 소장, 詩人(한국작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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