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태 민족문제연구소 홍성지회장
이재환
육군사관학교의 '민족영웅 5인의 흉상' 이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충남 홍성·예산 주민들은 오는 10월 21일 '독립전쟁영웅 흉상 철거 이전 백지화를 위한' 걷기 대회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에는 민족문제연구소 홍성지회, 홍성문화연대, 홍성 녹색당, 예산시민연대, 진보당 예산홍성지역위원회 등 홍성·예산지역 시민들이 참여한다. 개인 사업을 하고 있는 김규태 민족문제연구소 홍성지회장은 최근 생업까지 뒤로 하고 준비를 함께하고 있다.
김 지회장은 "10월 21일은 청산리 전투가 시작된 날이다. 그 날에 맞춰 행사를 기획했다. 물론 이번 걷기 대회는 홍범도·김좌진 장군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라며 "독립영웅 5인의 흉상 철거 혹은 이전에 반대하는 취지이다. 육사 내 이전도 반대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김좌진 장군에 대해서는 청산리 전투만을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김좌진은 어린 나이에 노비 문서를 소각하고, 젊은 나이에 학교를 세우는 등 애민 정신을 발휘한 인물이다. 그의 인간적인 면모에 대해서도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지회장은 "독립 영웅 흉상 이전 논란 과정에서 김좌진의 이름이 나왔지만 지역 정치권이나 행정에서는 명확한 반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것도 이 때문이다.
청산리 전투는 1920년 10월 21일부터 26일까지 6일간 벌어진 전투다. 김좌진이 지휘하는 북로군정서군과 홍범도가 지휘하는 대한독립군은 중국 길림성 화룡현 일대에서 10여 차례에 걸쳐 일본군과 교전을 벌였다. 김좌진 장군은 홍범도 장군과도 인연이 깊은 인물이다.
지난 13일 민족문제연구소 홍성지회 사무실에서 김규태 지회장을 만났다. 인터뷰는 홍성 출신 김좌진을 중심으로 풀어갔다. 아래는 김규태 민족문제연구소 홍성지회장과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김좌진 17세에 노비문서 소각하고 해방시켜, 본받아야"
- 이번 걷기 대회를 기획한 것으로 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민족영웅인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이전하는 것이 문제의 시발점이었다. 우리의 주장은 단 1cm도 흉상을 이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육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그 과정에서 김좌진 장군의 이름도 거론됐다.
홍성은 김좌진 장군의 고향이다. 김좌진 장군 흉상 이전이 거론됐는데도 그동안 지역 사회와 정치권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민족문제연구소 홍성지회에서 나서게 된 것이다. 지역에서도 민족 영웅들에 대한 흉상 이전을 분명하게 반대한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다. 홍주의병, 김좌진 장군, 한용운 선사 등 홍성은 역사적인 도시이다. 그 자부심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