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격렬한 전투가 6일 연속 계속되는 가운데, 2023년 10월 13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시의 건물 위로 불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AFP
중동의 화약고가 다시 폭발했다. 75년간 분쟁을 이어오고 있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 전쟁이 발발했다.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 측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분쟁은 이제 전면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 막강한 군사력을 가진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상황은 더 악화하고 있다. 이제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양측의 분쟁으로 애꿎은 민간인들이 피해를 입고 죽어가고 있다. 10월 14일 기준으로 팔레스타인 측은 2215명이 죽고 8714명이 다쳤고, 이스라엘 측은 1300명이 죽고 3436명이 다쳤다고 보도되었다. 양측의 총 사망자가 3500명을 넘어섰고 사상자 수도 1만1000명을 넘어섰다. 이제 이스라엘 측의 가자지구 봉쇄 작전과 전면전 감행으로 사상자 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한국과 서구 각국의 많은 언론은 소수 진보 언론을 제외하곤 미국과 이스라엘 측의 관점을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반쪽의 진리이자 강자의 논리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75년에 걸친 분쟁의 역사 배후에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일방적으로 당한 억압과 착취의 비극적 역사가 그 배경에 자리 잡고 있다고 본다. 많은 언론이 이 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 이스라엘의 극우 정권이 지속적으로 벌인 팔레스타인 압살정책은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21년 유엔인도주의사무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양측의 분쟁으로 5590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희생되었고 이스라엘 사람들은 251명이 희생되었다. 이스라엘 측 희생자의 약 24배에 해당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죽었고, 또 현재 이스라엘의 감옥에는 6000여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갇혀 있다. 그들 중 단순 시위 가담자들도 많으며, 적절한 재판 과정을 거치지 않은 자들도 있다.
이스라엘은 이미 지난 2023년 4월 5일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알 아크 이슬람 사원에도 진입, 물리력을 행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경찰을 투입해 예배 중이던 사람들에게 '섬광탄'을 던져 꼼짝 못 하게 한 뒤, 마구 때리고 쫓아냈다는 게 당시 신도 등의 증언이었다. 또 극우 네타냐후 정권은 공공연하게 팔레스타인인들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이스라엘 안에 편입해 버리겠다고 공공연하게 언급하곤 한다.
사실상 1948년 영국, 미국 등 서방국가의 지원으로 이스라엘이 건국될 때부터 이미 분쟁의 씨앗이 뿌려졌다. 원주민들의 동의 없이 이루어진 일방적인 건국이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지역에 2천여 년 동안 평화롭게 살고 있었던 팔레스타인인들을 서구 열강들의 도움을 받아 무력으로 쫓아내고 삶의 터전을 파괴했다. 그 결과 120여 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고향에서 강제로 추방되어 떠돌다가 유엔이 정해준 60여 곳의 난민촌에 정착하게 되었다. 그중 하나가 이번에 전쟁이 일어난 가자지구인데, 주민의 대다수가 아직도 난민들이다.
이스라엘 건국 후 시간이 지나면서 공개되었던 비밀문서들에 의하면, 1948년 당시 이스라엘이 대량학살, 각종 테러, 강제철거, 주택파괴 등 대대적인 '인종청소'를 자행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팔레스타인인들의 씨를 말려버리고 그곳에 이스라엘이라는 유대인 국가(Jewish State)를 세운다는 정책이었다. 현재 팔레스타인 난민촌은 서안지구(21곳)와 가자(8곳)를 비롯하여 인근 국가들인 요르단(10곳), 레바논(12곳), 시리아(10곳) 지역 등 여러 곳에 산재해 있다. 그중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가 통치하는 가자 지구는 그야말로 지옥 그 자체이다. 철저히 분리장벽으로 고립된 채 외부로 나가는 모든 출입구는 이스라엘 군인들에 의해 통제되는 야외 감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