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품 수거수거차량 뒤를 보니 분류칸이 두 종류 정도이다. 재활용품 처리 시설에서 분류가 이뤄지겠지만 한국에 비하면 허술하다. 통상 통(bin)에는 우유병을 비롯한 제품군을, 상자에는 종이군을 넣지만 이마저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 재활용을 위한 통은 각지역 행정부에서 무료로 준다. 스티커와 병뚜껑을 떼고 잘 씻을 것, 종이쇼핑백의 고리를 떼라는 공지를 받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
장소영
아마 미국에 한두 주라도 머물다 가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비슷한 충격을 받을 것이다. 미국은 선진국이니 뭔가 더 높은 수준으로 잘 하고 있을 줄 착각했다가 충격을 받았었다. 일회용품의 천국이라더니 종이는 물론 플라스틱 일회용품도 거리끼지 않고 무더기로 쓰고 버리는 데 기겁을 했다. 쓰레기 넣는 컨테이너는 한주에 두어 번 가져가야 할 정도로 큰 아파트 단지에서 살았었는데, 작은 재활용 통(bin)은 한 주가 지나도 채워지는 법이 없었다.
미국의 자신감은 선진 시민의식이 아니라 큰 땅덩어리였던 것일까. 묻어버리면 그뿐이니 말이다.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양심에 걸리다 못해 죄책감이 들곤 했다. 분리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단독 주택 지구로 이사를 했지만 같은 구역 내에 우리 집만 유독 재활용 쓰레기가 차고 넘쳤다. 분리 수거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살림용품이나 쿠폰으로 돌려받는 것도 아니다 보니 나도 점차 무뎌져 대충 하게 되었다.
'쓰레기 후진국' 오명을 벗으려면
지난 6월, 뉴욕타임스는 뉴욕시가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법안을 가결했다고 알리면서 한국의 사례를 소개했다. 다양한 반찬과 국, 찌개가 한 상에 올라와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문화임에도 불구하고 음식물 쓰레기 처리와 재활용에 대한 국가 주도의 정책과 시민들의 노력이 어떤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 전면 기사로 다루었다(6월 15일자).
어린 시절에는 일본 주부들의 사례를 보고 배워야 한다고 자주 들었었는데, 이제는 미국이 일본이 아닌 한국을 벤치마킹하려 한다니 뭔가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곧, 그저 큰 비닐봉지에 마구잡이로 쓰레기를 버려온 이웃들이 떠올랐다.
이들에게 쓰레기봉투 종량제를 실시하거나 국가가 주도하는 쓰레기 처리 정책을 강압하면 과연 따를 수 있을까? 마스크 하나 씌우는 데도 저항을 받는데 말이다.
스태튼 아일랜드에 '노스팍'이라는 친환경 생태공원이 개장했다. 폐쇄되었던 세계 최대 규모 쓰레기 매립지를 재개발해 일부를 먼저 일반에 공개한 첫 번째 친환경 생태공원이다. 이를 시작으로 계속 부지 개발을 해가면 뉴욕시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공원이 될 것이라고 한다. 아무쪼록 재개발도, 정책도, 주민들의 협조도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쓰레기 후진국의 오명을 하루속히 벗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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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사는데, 이건 도저히 적응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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