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 열아홉 스물> 소개 페이지 화면 캡처
넷플릭스
그런 남편과 내가 가장 비슷하다고 느낄 땐, 같은 것에 웃고 같은 것에 운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를 보며 새벽에 눈이 퉁퉁 붓도록 함께 오열하고, 밤 드라이브를 할 때면 꼭 듣는 김광석 노래의 가삿말이 주는 감동을 공유하고 함께 곱씹는 시간을 좋아한다. 애니메이션 <업>에서 커플의 연대기가 나오는 장면은 둘 다 너무 좋아해서 결혼식의 테마가 되기도 했었고.
얼마 전 남편과 함께 넷플릭스 <19/20 열아홉 스물>이라는 프로그램을 보았다. 19살에 만난 남녀 학생들이 같이 성인이 되어 풋풋한 사랑을 키워나가는데, 너무나도 순수한 그들의 한때를 보며 우리의 과거도 떠올려보게 되었다.
눈 오는 날 서프라이즈로 데리러 왔던 하굣길, 선물 대신 친구를 준비했다며 줬던 엄청나게 커다란 곰돌이 인형. 고3이라 핸드폰을 자진 반납하고 살던 나에게 자신의 휴대폰을 주고, 전화받으라며 공중전화에서 전화를 걸어 통화했던 밤들. 너무나도 서툴지만 그 나이라 귀여웠던 우리들의 시행착오와 해프닝들.
성향은 너무 다르게 타고났지만 그동안의 세월 앞에 쌓인 우리의 역사와 취향들이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다. 상대방이 무언가 좋다고 하면 나도 괜히 더 좋아지는 수많은 선택들이 우리를 비슷한 것에 울고 웃게 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MBTI는 다름을 이해하는 도구일 뿐
과거의 경험과 지금의 환경과 맺고 있는 관계에 의해 영향을 받는 존재라는 것 자체가 인간을 가장 흥미롭고 복합적으로 만드는 것 같다. 그러므로 MBTI의 16가지 성격 유형이 나를 특정하는 하나의 단어라기보다는, 상대방과 내가 다를 수 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서로의 경험과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또 그 안에서 함께 만들어 나가는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만으로 인생의 동반자로서 충분히 든든하지 않을까. 비슷한 것보다는 반대의 합이 좀 더 역동적인 결과를 만들어낸다고 믿으며, T인간를 만나는 전국의 모든 F인들께도 공감과 응원의 마음을 보낸다.
그룹 'XMZ 여자들'은 세대간의 어긋남과 연결 그리고 공감을 목표로 사소하지만 멈칫하게 만드는 순간을 글로 씁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
매일의 기쁨을 더 자주 기록하고 싶은 취미부자 직딩입니다.
공유하기
T 남자와 F 여자 사이의 상관관계를 구하시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