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26일 시민사회단체 금융정의연대와 신한 라임·헤리티지 펀드 피해자 연합은 서울 중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조선혜
그럼에도 사태 이후 관련 금융회사는 피해자에 대한 구제, 회사의 내부통제 정비 등의 조치에 집중하기보다는 경영진에 대한 중징계를 모면하는 데 더 신경을 쓰는 듯한 행태를 보였다. 이들은 법률회사 및 언론에 거액의 법률비용, 광고홍보비를 들여가며 감독당국의 책임 추궁을 피하려고만 해 수년간에 걸친 법률 공방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재벌 회장이 소수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지만 책임은 지지 않듯이 대형 금융회사 경영진은 책임은 지지 않고 권한만 행사하였다. 이익만 취하고 책임은 지지 않는 행동이 공정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금융자본주의가 세계를 지배하고 사회 모두가 저마다의 이익 추구에 몰두하는 역사의 흐름에서 이익 및 권력 추구에 관성이 생긴 금융을 제어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금융이 제역할을 하고 지속가능하려면 우리는 금융의 권력화, 정치화에 대한 문제인식을 명확하게 하고 이를 해결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먼저 금융회사 스스로의 자기 절제와 혁신이 필요하다. 금융업계는 자신의 단기수익 창출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시장 전체에는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금융업자로서 단순히 이익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금융의 공공성, 금융업의 신뢰를 생각해야 한다.
또한 이를 위해 권한과 책임이 균형을 이루는 지배구조의 개선이 절실하다. 주주를 대신해 대리인인 경영진을 감독하고 감시하는 이사회의 구성 및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통해 경영진의 책임경영을 이끌 수 있는 '규칙'을 제대로 만들어 경영진영에 대한 평가, 보상 및 책임을 엄정하게 집행해야 하겠다. 또한 단순 준법감시 차원이 아닌 조직 내 건전 경영 시스템과 조직문화를 개선하려는 진정한 내부통제가 이루어지도록 최고 경영진부터의 노력이 필요하다.
금융회사의 자기 절제와 스스로의 개혁이 부진하다면 금융권력은 마땅히 제어되어야 한다. 우선 금융감독당국은 금융시장의 공정 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공정한 심판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금융회사 본연의 역할 수행에 대해서는 제도개선 등으로 적극 지원해야 하지만, 금융시장 참가자의 도덕적 해이 및 이로 인한 소비자의 피해에 대해서는 경영진에게 권한에 맞는 책임을 묻는 등 엄정 대처해야 한다. 아울러 모든 정책집행 과정을 투명하게 해 관치금융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함은 물론이다.
공정한 금융질서를 이루기 위해서는 감독당국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권출범 초기와 같이 정부의 영향력이 클 때에는 금융회사는 조심스럽게 행동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 후에는 종전의 관성으로 돌아갈 우려가 있다. 언론, 시민단체, 금융 자율규제 기관 등 시장 참여자의 견제와 균형이 함께 중요하다. 시민 사회세력의 연대와 긴밀한 협력이 더없이 요구되는 현실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금감원에서 30 여년을 근무하고 부원장보를 마지막으로 퇴직했습니다. 건전하고 공정한 금융질서 확립과 금융소비자보호라는 조직의 존재이유와 내 본성, 가치추구와의 어울림이 커 업무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올바른 금융시장을 위한 고민을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글을 쓰려고 합니다. 이 글이 금융업의 공정성제고를 위한 생산적 논의의 장이 되길 희망합니다.
공유하기
권력화·정치화돼가는 금융, 어떻게 견제할 것인가?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