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둘기 부부
픽사베이
비둘기는 한번 짝을 맺으면 다시 바꾸지 않는다. 특히 멧비둘기는 무리로 움직이는 일이 드물어 암수가 짝으로 지내는 일이 많다. 그러기에 우리 선조들은 원앙뿐만 아니라 비둘기를 부부 금슬이 좋은 새로 여겼다. 그렇다면 둘 중 하나가 죽게 되면 그 상실감이 상당할 것이다. 구전동요의 수비둘기 슬픔이 그렇게 형상되어 있다.
한편, 상처한 수비둘기의 슬픔 형상에는 그 울음소리도 연계되어 있다. 멧비둘기의 울음소리는 여느 비둘기와 달리 저음으로서 울림이 깊다. 그래서 '꾸욱 꾸욱 꾹꾹'하는 멧비둘기 울음의 음색은 슬픔을 연상하게 한다. 마치 무슨 사연이라도 있어 울고 있는 처량함을 느끼게 한다.
그렇다면 수비둘기의 가족상실 모티프는 그 생태와 울음소리로부터 도출된 것이라고 하겠다. 수비둘기의 울음으로부터 슬픔을 연상하고, 암수 한 쌍이 부부의 인연으로 살아가는 생태로부터 그 슬픔의 배경을 아내의 죽음으로 해석한 것이다. 수비둘기의 울음이 사실은 암비둘기를 유혹하기 위한 경우가 많지만, 그것과 관계없이 인간은 그리 인식한 것이다.
사람들이 무엇을 연상하든 비둘기는 실제로 짝을 이뤄 알콩달콩 지낸다. 멧비둘기는 물론 도심의 여느 비둘기들도 그렇다. 인터넷에서 비둘기 관련어를 검색하면 암수 비둘기의 입맞춤 사진을 흔하게 볼 수 있고, "뽀뽀하는 비둘기 부부", "썸타는 비둘기" 등 관련 글 또한 귀하지 않게 도출된다. 비둘기가 사랑꾼으로 조명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비둘기 부부의 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계속되고 그에 대한 우리의 관심도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그 시선은 대조적이다. 과거에는 남성 중심의 시각에서 상처의 슬픔으로 사랑의 깊이를 그려냈다면, 지금은 남녀 상호적 시각에서 다정한 모습을 드러내 알콩달콩 예쁜 사랑을 바라보려 한다. 시대적 흐름을 생각하면 이런 변화는 자연스럽게 느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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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 비둘기 구전동요의 시선 변화, 그럴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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