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일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축 반대 주민들이 북구청 앞에서 삼겹살 파티를 하고 있다.
조정훈
대구 북구에 위치한 이슬람 사원은 건설 허가를 받았는데도 3년째 짓지 못하고 있다. 이 이슬람 사원은 원래 없었던 사원도 아니다. 7년째 아무런 문제 없이 운영되던 사원을 증축하려던 것뿐이었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이 반대하면서 건설이 중단됐다. 이슬람 사원 증축을 둘러싼 주민과 무슬림 유학생의 갈등은 결국 대법원까지 갔다. 대법원은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며 유학생들의 손을 들어줬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지금까지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정치권의 방관으로 3년째 해결되지 않은 채 유학생과 주민들의 갈등만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가 방관한 사이 이슬람에 대한 혐오는 짙어졌다. 주민들은 건설 현장 인근에서 이슬람이 금기하는 돼지고기 파티를 벌였고, '탈레반이 대현동에 있나? 여기가 네 나라냐! 어디다 협박 질이냐!',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고 참수하는 테러리스트 무슬림은 당장 여기서 나가라!'라는 현수막이 붙었다.
이에 유엔인권이사회는 이슬람 사원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혐오 언행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대구시와 북구청은 물론 국회나 정부 차원에서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과연 이슬람 국가들은 한국에서의 2030세계엑스포가 개최되는 것을 반길 이유가 있을까?
한국, 세계 9위의 인종차별 국가로 선정
2030 세계엑스포가 진심으로 부산에서 열렸으면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엑스포 유치국으로 선정된다면 부끄러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최근 < US뉴스 앤 월드리포트 >가 발표한 '인종차별적 국가 순위'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79개국 중 9번째로 인종차별적인 나라인 것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OECD 국가 중에서는 유일하게 상위 10위권에 든 나라가 한국이었다.
한국에서 차별을 겪는 건 이슬람만이 아니다. 최근 한국 예능에서 활약하고 있는 콩고 출신의 조나단씨와 나이지리아 출신의 아버지를 둔 모델 한현민씨는 과거 BBC 코리아에 출연해 그간 한국에서 겪었던 차별들에 대해 인터뷰했다(관련 기사:
"아프리카노, 까매 까매"... 대한민국의 내로남불 https://omn.kr/1ok62)
조나단씨는 유치원을 지날 때마다 아이들이 "아프리카노 까매 까매"라고 놀려 유치원 기피증이 생겼다고 밝혔다. 또 한현민씨는 자신의 곱슬머리에 대해 "자연산이야? 이거 수세미다"라는 놀림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한국 사회가 백인에게는 "어디서 공부하느냐?"라고 물으면서, 흑인이나 동남아시아 사람에게는 "어느 공장에서 일해요?"라고 묻는다며 백인과 흑인을 바라보는 차별적인 시선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가수 윤미래씨도 노래 '검은 행복'에서 흑인 아버지로 인해 받았던 차별을 가사에 담았다.
이슬람을 향한 혐오가 짙어지고, 흑인과 동남아시아 사람을 향한 무분별한 차별이 이어지는 한국에서 2030 세계엑스포는 개최될 수 있을까. 한국은 세계엑스포를 유치할 자격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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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국가 9위 한국, 엑스포 유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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