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철 작가 작품
이혁진
오 작가는 '개념미술'을 추구한다. 개념미술은 기존 작품의 미학적인 것보다 개념을 재료로 하는 미술사조이다. 대중에 아첨하지 않고 자신만의 생각과 관념을 표현하는 미술이 자신의 예술관과 맞다는 것이다. 수저 연작을 비롯한 대부분의 작품이 개념미술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는 틈틈이 미술 작업을 하고 있다. 전업작가가 아니기에 막일을 하면서 생계를 잇고 있다. 대학 다닐 때부터 속칭 '막일'을 한 그는 스스로 돈 벌어 미술 작업하는 것이 이제는 생활이 됐다고 한다. 그는 힘들고 배고픈 예술 직업에 대해 이렇게 피력했다.
"쪼들리지 않으면 자신을 처절하게 보지 않는다. 먹는 것이 중요하지만 억만장자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먹는 건 다 비슷하다. 어딜 가서도 이제는 내 예술을 꿋꿋하게 할 것 같다."
그의 삶을 들어보면 '미술 하기' 위해 탈북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또한 성공한 탈북민들처럼 남한사회에 적응하는데 수많은 난관을 극복했다.
인터뷰 말미, 그가 지난 2일 득남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함께 기뻐했다. 아내는 레스토랑 셰프로 일했다. 오 작가의 예술과 꿈이 자신의 희망대로 나래를 펴기를 기대한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 전시 제목 <표현의 조건형식>이 다소 추상적인데?
"말 그대로 표현에 대한 조건과 그 형식입니다. 화가는 캔버스 위에 형상을 새기는 형식으로 자기 사유를 표현합니다. 미술품을 창작할 때 표현할 수 있거나, 또는 없거나 혹은 가능하거나 절제하거나의 조건들을 형식화하면서 미술의 본질을 파악하게 됩니다."
- 전시회의 대표적인 작품을 설명한다면?
"미술작품에 대한 설명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듯이 미술작품 감상을 작가의 상세한 이야기로 이해한다면 이는 올바른 정신활동이 아니라 작가의 일방적인 사유가 강제로 이입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감상자가 자기 사유의 주체로서 감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미술은 어떻게 배웠는지 궁금하다.
"북한에서는 군 선임 직관원으로부터 1년 동안 교육받았고 직관원으로서 만수대창작사(평양의 미술제작소), 인민군선물전시관, 민예전시관 등에서 근무했습니다. 탈북 후에는 대전 한남대학 미대 회화과 4년. 홍대 대학원 1년을 다녔습니다. 작품활동을 하며 수많은 갤러리와 미술관을 두루 방문했습니다."
- 그간 여러 전시하면서 인상적인 장면이나 추억이 있다면?
"미국의 마이애미에 있는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졌을 때 세계적 아트패어인 '마이애미 바젤'을 관람한 것이 인상 깊은 추억입니다, 또 외국 갤러리들에 있는 세계적인 명화들을 보면서 우리나라와 세계의 미술을 비교하고 차이도 발견했습니다."
- 북한 미술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북한미술은 현재의 세계의 흐름과는 전혀 다른 미술입니다. 형식으로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이며, 생각컨대 개인보다는 집단, 즉 권력자의 권력유지에 얽매인 미술입니다."
- 관람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탈북해 남한에 현재 살고 있는 사람이 보고 듣고 느끼면서 작업한 창작물을 전시하고 있는데 환경의 변화에 따른 작가의 시선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남과 북의 경계에서 조금이나마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 앞으로 계획은?
"예술가에게 열심히 공부하고 작업하는 것이 유일한 최선의 계획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을 배우고 연구하는 과정을 통해 나와 타자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세계를 만드는데 작게나마 도움 되는 창작활동을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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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저 작가' 오성철 화가 "여기서 예술하는 것이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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