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분해" 한 발을 더 뻗지 못해 인생 첫 패배(?)의 쓴 맛을 보고 울음을 터뜨린 꼬마를 경기운영위원이 달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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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지 않은 홍보기간이었음에도 이날 대회에는 호주 빅토리아주의 11개 태권도장에서 208명의 선수가 참가해 경합을 벌였다.
1970년대 초, 앞서 언급한 첫 이민 사범 그룹들의 노력에 더 해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계기로 태권도 붐이 다시 크게 일어났고 현재 호주 전역에서 300개 태권도장과 5만 여 명의 수련생들이 태권도를 연마하고 있다. 수련생 중엔 비한국계 현지인들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호주 현지에선 한국의 태권도장들이 어린이 수련생들을 학교에서 픽업해 태권도를 가르치고 숙제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커리큘럼에 대한 부러움이 커지면서 곧 호주에도 그런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이날 행사엔 208명의 선수와 응원차 따라 나선 가족, 친지들까지 700여명이 스타디움에서 봄의 정취를 한껏 느꼈다.
이창훈 총영사, 박응식 빅토리아주 한인회장 그리고 김경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멜번지회장 등은 축사를 통해 참가자들을 격려하고 태권도를 통해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예절과 풍습, 문화를 함께 나누기 바란다고 말했다.
5세 어린이부터 성인부까지 연령별로 나뉘어 대련을 한 참가자들 중 좋은 성적을 기록한 참가 선수들은 메달을 목에 걸고 환호했다.
열 네살 아들이 대회에 참석해 응원을 왔다는 50대 초반의 클로이씨는 "자칫 아들의 사춘기를 감당하기 힘들 수도 있었을 텐데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한 태권도를 통해 예의를 중요하게 배워서인지 무난하게 넘어가고 있다"며 안심된 표정을 보였다.
클로이씨의 인터뷰를 지켜보던 제니퍼씨 역시 "태권도는 위험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무술 자체를 넘어서 서로에 대한 존경이나 예의를 가르쳐서 정말 좋은 것 같다"면서 "우리 아이는 자라서 사범님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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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멜번의 태권도 멜번에서 열린 태권도 대회에서 멋진 시범도 시연됐다. ⓒ 스텔라김
"태권!" 우렁찬 기합소리에 태극마크와 한글로 된 소속 도장의 이름이 새겨진 도복을 입은 '파란 눈, 노랑머리' 수련생들은 한국인들과 눈이 마주칠 때마다 "안녕하세요"라고 한국어로 인사를 건네어 참석한 한인들에게 뿌듯함을 안겨주기도 했다.
K팝, K무비, K드라마…아, 그렇다. 그 이전에 K 태권도가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 커다랗게 다가온다. 가진 게 이토록 많은 나라 출신이어서 이 땅의 한인들은 소수민족이지만 커다란 자긍심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얼마간 계속 되었던 꽃샘 추위 한풀 꺾이고 화창한 봄의 햇살까지도 아낌없는 협조를 해 줬던 참 멋진 주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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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이민 47 년차. 이제 공식적으로 은퇴 나이이지만 아직도 현장을 뛸 때 최고의 기분을 느낀다. 세상에 대한 희망을 끝까지 놓지 않고 그런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기사를 찾아 쓰고 싶은 사람.
2021 세계 한인의 날 대통령 표창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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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 푸른 멜번 하늘에 울려 퍼진 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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