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문서 위조, 위조사문서 행사, 위계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 대통령의 처남 김OO 이에스아이엔디 대표 등에 대한 공소장. 공소장 내용에 따르면 이 사건의 몸통은 사실상 김 대표로 보인다.
이정환
[8월 02일] 다음날 토목회사 D씨는 가짜 토사 운반 거리 확인서를 만들었다. 이 확인서에는 토사 운반 업체의 인영(도장)이 필요했는데 D씨는 해당 업체 인영 이미지를 그림판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가짜 토사 운반 거리 확인서에 옮겨 붙였다고 한다. D씨는 허위 확인서 파일을 김 대표에게 이메일로 전송했고, 김 대표는 이를 다시 직원 A씨와 C씨에게 역시 이메일로 전달했다.
이를 검토한 개발비 산정업체 담당자 C씨는 김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일종의 '피드백'을 했다. 공사 기간과 토사 운반량 등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가짜 토사 운반 거리 확인서를 근거로 허위의 개발비용 산정 보고서를 작성해야 했던 C씨로서는 뭔가 '앞뒤'가 안 맞는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시간이 급박하다는 이유로 C씨에게 직접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토목공사업체 D씨가 1차로 만든 가짜 토사 운반 거리 확인서는 C씨에 의해 수정됐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가짜 토사 운반 거리 확인서의 공사 기간은 '2015. 7. 18 ∼ 2016. 6. 30'에서 '2013. 2. 1 ∼ 2015. 5. 31'로 수정됐고, 운반량은 13만㎥에서 15만㎥로 늘어났다.
[08월 05일] 사흘 후, 이번에는 가짜 사토 반입 확인서가 만들어졌다. C씨는 이번에도 김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토사 운반 거리 확인서를 작성했으니, 토사 반입확인서가 필요하다'는 실행안을 전달했다. 김 대표는 앞서와 마찬가지로 D씨에게 전화를 걸어 가짜 토사 반입 확인서 작성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는 사토장 운영업체의 인영 위조가 필요했다. D씨는 그림판을 이용하여 인영 이미지를 옮겨 붙이는 방식으로 가짜 사토 반입 확인서를 만들어 김 대표에게 이메일로 전달했다.
D씨가 만든 가짜 사토 반입 확인서 내용 중 반입 시기와 운반량을 앞서 만들어졌던 가짜 토사 운반 거리 확인서와 맞추는 수정 작업이 또 한 번 이뤄졌다. 가짜 토사 운반 거리 확인서 수정은 개발비 산정업체 C씨가 했지만, 가짜 사토 반입 확인서는 이에스아이엔디 직원 A씨가 수정했다고 한다. 이제 남은 과정은 이들 두 개의 가짜 문서를 첨부한 개발비용 산정 보고서를 양평군에 제출하는 일이었다. 8월 11일, 개발비 산정업체 C씨는 양평군에 공사비를 부풀린 개발비용 산정 보고서를 제출했다.
결국, 위 과정에서 이에스아이엔디 소속 직원 A씨가 직접 관여한 경우는 가짜 사토 반입 확인서 수정 작업 정도다. 이와 달리 김 대표는 개발비 산정업체와 위조를 기획하고, 특정 업체에 위조를 요구했을 뿐 아니라 위조 과정에서는 개발비 산정업체와 토목공사업체 사이에서 A씨를 통하지 않고 직접 소통했다. 이 사건에서 핵심적인 위치에 있었던 이가 김 대표라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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