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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는 이 지경인데... '정신교육' 강조한 대통령?

초급간부 지원자 줄고 장기 복무자 전역... '위기' 맞은 대한민국 군대

등록 2023.11.07 09:25수정 2023.11.0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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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중장 진급·보직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장성들의 신고에 거수 경례로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장병들이 확고한 국가관과 대적관, 안보태세를 가질 수 있도록 정신교육에 만전을 기해달라."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중장 진급자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한 말이다. 그는 "국가의 안보는 값비싼 무기, 첨단 전력을 갖춰야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장병들의 교육훈련과 대적관, 그리고 정신자세"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 지금 군대의 현실을 모르는 발언이라고 지적한다. 군사전문가들은 "대한민국 군대가 망해가는 수준"이라며 "이대로 가면  전쟁을 하기도 전에 패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한국 군대를 우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초급 간부 처우 문제 때문이다. 

초급간부 지원자는 줄고 장기 복무자는 전역하는 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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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전문 유튜버 '캡틴 김상호'가 부사관 임관식 사진을 비교하며 부사관 부족 실태를 지적하고 있다. ⓒ 유튜브 화면 갈무리

 
장교 출신의 군사전문 유튜버 '캡틴 김상호'는 "22년 520명 → 23년 48명 개박살난 부사관 모집 현 상황"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작년과 올해 부사관 임관식 사진을 비교하며 부사관 부족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역 장병의 군복무 기간 감축으로 부사관들의 업무는 증가했지만 인력 부족으로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면서 "이를 견디다 못해 장기 지원자는 줄고 장기 복무자는 전역을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육군 부사관은 1720명가량이 임관했는데 올해는 그 절반 수준도 미치지 못하는 800여 명에 불과했다(관련 기사 : 군의 허리 '부사관'이 위험하다). 지난 7월 기준 육군 학군장교(ROTC)를 모집하는 전국 108개 대학의 절반이 후보생 정원 미달로 추가 모집에 나섰다. 2023년 육군의 장기복무 장교 5년차 전역자는 131명으로 2021년 34명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방백서에 따르면 2020년 우리 군의 평시 병력은 55만 5천명이었지만 2022년은 50만 명 수준으로 2년 만에 10%가 줄었다. 2040년에는 출산율 감소에 따른 병역자원 부족으로 현재의 3분의 1수준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군사전문가들은 현역자원의 감소를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 장기 복무 인원을 늘린 병력의 정예화라고 말한다. 평시에는 초급간부를 양성·운용하고 전시에는 예비군 등을 통솔해 전쟁을 수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초급간부 지원자가 감소하고 장기 전역자는 증가하는 추세라 병력운용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군당직비 시급 714원, 식대 공제에 관사 부족으로 근무 여건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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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근 군장병 권익보호센터장이 지난 5월 국회 앞에서 군인 당직비 인상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군장병권익보호센터 제공

 
지난 5월 '군장병 권익보호센터' 안정근 센터장은 초급간부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안 센터장은 "군 간부는 현재 평균 14시간 당직 근무를 서면서 평일 1만 원, 주말 3만 원을 받는다"며 "평일 기준 시급 714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최저임금에 한참 못 미칠 뿐 아니라 일반 공무원 평일 당직비인 3만 원과도 큰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초급간부들은 훈련을 나가서 식사를 할 경우 식대를 공제한다. 야외 훈련이 많을수록 식대 공제도 늘어나 월급의 10~20%를 차지한다. 곰팡이로 얼룩지고 겨울에는 고드름이 생기는 관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나마 이런 관사마저 없어 일부 초급간부들은 여관 등을 전전하기도 한다. 

군사전문 유튜브 채널인 '샤를의 군사연구소'에서는 초급 간부 출신 20여 명을 인터뷰했다. 이들이 주장한 군의 현실은 믿기 힘들 지경이다. 
 
"당직근무비 만원을 받으면 그날 저녁하고 다음날 아침(식대)를 공제하는 거예요." (육군 부사관 전역자)
"항해를 나가면 저희가 항해 수당을 따로 받거든요. 근데 해군 같은 경우에는 수당은 하루 4시간만 인정됩니다. 항해 20일 중 3일만 수당이 지급되고 나머지 기간들은 무료 봉사를 하는 거예요."(해군 부사관 전역자)
" (고시원 수준의 관사도 부족해요.) 3년차 미만은 주택수당도 안 나옵니다. (따로) 원룸에서 살면 정말 급여로는 힘들어지는 그런 순간이 오는거죠. 지원이 아예 없으니까." (공군 부사관 전역자)

초급 간부 개선 약속한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 예산 반영은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초급 장교 실무자들과 오찬을 하면서 초급간부 처우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재정 상황이 녹록지 않더라도 초급 간부 문제는 우선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취임 이후 지휘서신 1호를 통해 "초급간부의 복무 여건이 보수와 생활환경 등 다양한 이유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에 대한 대응으로 단기복무 장려금과 수당 인상, 시간 외 근무 수당 상한 시간 확대, 간부 숙소 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부에서 제출받은 '초급간부 복무 여건 개선계획 추진현황'을 보면 단기복무 장려금·장려수당과 민간 심리상담 지원 등 2건만 예산이 잡혔다. 간부 숙소 신설이나 휴일·야간 근무수당, 당직근무비 증액 등은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군인처우 개선 미룰 경우 국군은 내부에서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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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전문가는 군인 처우 개선을 미룰 경우 국군은 내부로부터 붕괴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다 ⓒ 유튜브 화면 갈무리

 
군사전문가들은 "드론이나 항공모함 등 군 전투장비를 현대화해도 결국 운용은 사람이 해야 한다"면서 "전문화된 부사관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최첨단 무기도 소용 없다"고 말한다. 

이들은 초급 간부들의 부족으로 "군의 허리가 무너지고 있다"며 "군의 처우 개선을 미룰 경우 국군은 내부로부터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그런데 군 통수권자는 '정신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전역은 지능 순", "누가 노예를 하겠느냐"라는 말과 함께 대한민국 국군의 미래가 어두울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덧붙이는 글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초급간부처우 #부사관 #군대 #윤석열 #신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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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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