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토 중"이라지만... '치안센터 폐지' 방침에 지역사회 우려

치안센터 폐지 추진하는 경찰청, 예산군내 센터들 대상 포함... 자율방범대·장비는 어디로?

등록 2023.11.07 14:50수정 2023.11.0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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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 8개 치안센터 가운데 유일하게 상주인원이 있는 고덕치안센터. 경찰청이 추진하는 치안센터 폐지 대상에 포함됐다. ⓒ 무한정보신문 ⓒ 무한정보

 
충남 예산군내 치안센터가 존폐위기에 처해 있다. 경찰청이 지난 6월 전략회의에서 기획한 전국의 치안센터 폐지 지침에 따라 예산경찰서 관할 치안센터 읍내(예산읍)·오가·응봉·고덕·봉산·신암·신양·대흥 가운데 오가를 제외한 7곳이 폐지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치안센터 폐지 세부계획'에 따르면 9월 22일 경찰청 폐지공문 하달→10월 내 각 시도청 용도폐지→11월 내 경찰청이 기재부 인계→12월 내 기재부 인수완료 일정으로, 전국 952개 치안센터 가운데 576곳(전체 60.5%)을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예산경찰서에 따르면 폐지대상 8곳 가운데 오가치안센터는 지역경찰 상시학습센터로 활용하기 위해 건물·부지는 존속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나머지 7개 치안센터는 충남도경찰청에 용도폐지를 신청해 놓은 상황이다. 치안 기능이 상실되는 측면에서 보면 사실상 군내 치안센터 8곳 모두 폐지 기로에 있다.

경찰청은 치안센터 폐지 이유로 이상동기 범죄 증가에 따른 부족한 현장 대응인력을 충원하고 국가기관 시설인 치안센터를 장기 미근속 상태로 방치해선 안된다는 점을 들고 있다.

시도경찰청별 폐지 현황은 경남청 73.9%, 충북청 71.4%, 경북청 69.4%, 충남청 68.2% 순이다. 경찰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전국 치안센터 중에서 인력이 배치되지 않은 곳은 427곳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폐지된 치안센터 인력을 377명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들을 지역경찰관서로 배치할 계획이다. 예산군의 경우 8개 치안센터를 폐지하고 재배치되는 인력은 고덕치안센터 상주근무자 1명이 전부다.

"주민 삶에 곧바로 영향 미칠 사안인데..."

치안센터 폐지 소식을 접한 지역사회는 당장 치안 공백을 우려했다. 

예산경찰서 직장협의회 관계자는 "지역 치안센터가 폐지되면 주민 불안이 가중될 것이다. 현장 치안 대응력을 강화하겠다면서 최일선에서 치안 기능을 담당하는 치안센터를 없애는 것은 모순이다"라며 "전국직협 이름으로 치안센터 폐지 반대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주민 삶에 곧바로 영향을 미칠 사안인데, 경찰청에서 그 어떤 사전 소통이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것 자체로도 문제다"라고 비판했다.

10월 2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호선 의원이 치안센터 폐지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자, 윤희근 경찰청장은 "원안으로 할지 (치안센터 폐지) 필요성을 심도 있게 검토할지를 다시 논의하겠다"고 밝히면서 연내 폐지 추진 방침에서 한 발 물러선 상태다.

도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청장이 국회에서 밝혔듯이 치안센터 폐지와 관련해 현재 결정된 것은 없다.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본청에서 별도 지침이 내려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는 폐지 방침을 완전히 철회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여서, 지역사회는 우려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역사회는 '경찰관 1명도 없는 마을, 주민들은 어떻하냐', '치안센터 폐지, 농촌엔 치안도, 미래도 없다', '경찰청의 치안센터 매각·철거는 지역치안 다 죽이고, 주민 불안 살 수 없다' 등의 문구가 적힌 펼침막을 내거는 등 반대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조인근 호음1리 이장은 "고덕은 10여년 전에 파출소였다가 경찰인력이 줄면서 치안센터가 됐다. 그동안 산단이 계속 들어서면서 예산군에서 가장 많은 산업단지 근로자가 있고, 노인인구 비율도 높은 지역이다. 치안센터가 폐지되면 덕산지구대에서 7㎞ 떨어진 곳까지 치안을 담당해야하는 상황이라, 주민들이 난리가 났다"며 고덕치안센터 폐지를 반대했다.

주민들은 경찰청장에게 '고덕치안센터 존치를 위한 건의서'를 작성해 홍문표 국회의원에게 전달했고, 홍 의원측이 주민 서명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현재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군내 지구대·치안센터 근무인력과 관할 법정리 현황은 ▲예산지구대(19명), 읍내치안센터-13리 ▲삽교지구대(17명), 오가치안센터-12리, 응봉치안센터-13리 ▲덕산지구대(15명), 고덕치안센터-12리, 봉산치안센터-15리 ▲신례원·신암파출소(10명), 신암치안센터-신암13리·예산읍6리 ▲대술·신양파출소(8명), 신양치안센터-대술12리·신양16리 ▲광시·대흥파출소(8명), 대흥치안센터-대흥14리·광시26리이다.

경찰청은 근무자가 없는 치안센터를 유휴건물 방치 시설로 규정하지만, 이는 존재 자체로도 일정한 치안유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한 인식이다.

한 주민은 "경찰 다른 마크만 봐도 주민들은 안심이 된다. 하다못해 가로등 하나 켜져 있더라도 못된 짓을 하려는 사람의 행동을 주저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며 이번 방침에 고개를 저었다.

기존에 파출소였던 치안센터는 지구대·파출소의 순찰대와 자율방범대원들의 거점 역할을 하며 해당 지역 치안유지 기능을 하고 있다. 상주 인원이 없더라도, 주민들은 유사시 치안센터 현관 옆에 설치된 비상 전화기로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치안센터가 사라질 경우 지역에서 경찰을 도와 각종 행사에서 교통정리·질서유지 등의 봉사를 도맡고 있는 읍면 자율방범대원들은 장비보관·회의 장소를 새로 마련해야한다. 

이에 군 관계자는 "자율방범대원들을 위한 새로운 시설 설치와 부지 마련에 예정에 없던 비용을 부담해야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다"며 걱정하는 내색이 역력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로, <무한정보>에도 게재됐습니다.
#치안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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