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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짧다고, 페미라고 폭행? 해당 사건은 명백한 여성혐오범죄"

진주 소재 편의점서 직원과 손님 폭행, 가해자는 구속... 여성단체-진보당, 대책 마련 촉구

등록 2023.11.07 15:25수정 2023.11.0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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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지역 여성단체들은 7일 진주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성혐오범죄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윤성효

 
경남 진주에서 20대 회사원이 편의점에서 일하던 직원을 폭행해 구속된 가운데 여성단체·진보정당들이 여성혐오범죄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경상남도 경찰청 진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새벽 0시 10분 경 진주시 소재 편의점에서 회사원인 20대 남성이 여성 직원과 50대 손님을 폭행했다. 이 남성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하던 여성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찼으며, 이를 말리던 50대 남성에게까지 폭행을 가했다.

진주경찰서는 당시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해 해당 남성을 체포한 뒤 다음 날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6일 영장을 발부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여성단체들이 나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경남이주여성인권센터, 진주여성농민회, 진주아이쿱생협, 진주여성민우회, 진주여성회 등 단체는 7일 오후 진주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혔다.

여성단체들은 범행 당시 가해자가 "머리가 짧은 것을 보니 페미니스트"라며 "페미니스트는 맞아야 한다"라고 하며 폭행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 대해 여성단체들은 "여성을 차별하고 무시하는 태도를 기반으로 한 명백한 여성혐오범죄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법부는 이 사건을 단순 폭행 사건으로 볼 게 아니라 여성이라서 당한 여성혐오 범죄임을 명확히 인지하고 가해자에게 엄중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라며 "제대로 된 처벌은 피해자의 회복에 도움을 주고, 여성폭력 근절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성단체들은 "그 어떤 이유로라도 폭력 당할 이유는 없다"라며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된다. 여성이라서, 맞아 죽을까봐 그 어떤 선택도 쉽사리 할 수 없는 세상을 거부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끊임없이 발생하는 여성혐오범죄에 대해 지금 당장 대책을 마련하라", "사법부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가해자를 엄벌하라", "진주시는 여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과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진보당 진주시위원회도 이날 논평을 내 "진주에서 믿기지 않는 사건이 벌어졌다. 머리가 짧은 것이 페미니스트인 것으로 치환되고, 페미니스트는 때려도 된다는 생각은 지금의 한국 사회의 인식이 여성 폭력에 대해 얼마나 위험한 수준에 와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진보당은 "한국 사회에서 증오범죄가 일상처럼 벌어지고 있고, 이런 범죄들은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하여 표출되고 있는 수많은 병폐 중 하나이다"라며 "윤석열 정부는 공염불처럼 외는 '여성가족부 폐지' 일곱 글자가 아니라 모두가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일상을 만들 수 있도록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피해자 보호에 앞장설 것을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정의당 진주시위원회도 "이는 명백히 특정사상에 대한 노골적인 혐오로 보여지며 이는 현대판 사상(思想)검증, 사상테러나 다름 없다"라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양한 생각과 사상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나와는 생각이 다르고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어떠한 모습과 행위를 가지고 특정사상으로 특정짓고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의 시민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서로 생각과 이념은 다를 수 있다. 이는 서로 대화와 토론을 통해 풀어나가고 합의점을 찾아가야 할 문제이지, 타인의 생각이 본인과 다르다고 설득과 토론 보다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거스르는 행위다"라고 지적했다.
#여성혐오범죄 #진주시 #진주경찰서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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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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