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꿈꾸는 혁신도시 전주시 혁신동에 위치한 '혁신동복합문화센터'. 이곳에서는 올해 여러번의 자전거 관련 행사가 진행되었다. 사진은 9월 23일의 첫번째 주민학교에서 '자전거로 꿈꾸는 혁신도시의 혁신'이라는 주제의 강연이 진행되기 직전의 참가자들 소개 사진이다.
김길중
전주 혁신동에서 이뤄지고 있는 실험
그렇게 만들어진 두 달여의 일정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우선 9월 23일 첫 번째 배움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기자가 '자전거 전문기자'로 강연하게 되었고, 그 제목은 '자전거로 꿈꾸는 혁신도시의 혁신'이었다. 세계의 많은 도시는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꾀하고 있으며 그 변화의 성공 배경에 '시민들의 힘'이었다는 요지였다.
10월 11일에 가진 두 번째 강좌는 정석 서울 시립대 교수가 '대중교통과 자전거, 보행자가 편리한 도시'라는 주제로 이야기 마당을 펼쳤다. 두 번의 강의에 각각 50여 명 이상의 주민들이 참여하였다. 주민들도 두 번의 강좌가 진행하다 보니 차츰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모양이다. 어느 참여자의 소감을 그대로 옮겨보겠다.
"사회자의 말처럼 재미는 없었지만(?) 의미는 있었습니다. 사실 반신반의하는 마음이었습니다만 보고 들으니 생각이 많이 달라지더군요. 시민들의 협조와 참여를 기대하고 꾸준히 한 걸음씩 나간다면 벨로 혁신의 꿈을 이룰 수 있으리라 봅니다."
보고 듣고 배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직접 타보는 것'. 두 번의 자전거 행진을 했다. 아울러 10월 10일부터 3주간 진행된 '자전거 출퇴근 챌린지'를 진행했다. 하루에 진행된 행사가 아니라 두 달여를 걸쳐 연인원 수백 명 이상의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만들어진 퍼포먼스는 11월 4일에 진행된 '출퇴근 챌린지 시상식' 및 '자전거 행진'을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자전거를 타니 동네와 이웃이 보이네요"
이번에 진행된 '출퇴근 챌린지'에서 혁신동 자전거왕 2위를 차지한 신철씨는 금암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선생님이다. 오래 전부터 자전거를 타왔다는 신씨는 가끔씩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기도 했고, 작년부터는 레저 목적으로 가까이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신철씨에게 챌린지는 많은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단다.
여유가 있을 때는 조금 우회하거나, 더 가보는 방식으로 챌린지를 하게 되었고 덕분에 여러 길을 다녀보게 되어 좋았다고 한다. 남부시장의 새벽장을 지나치면서 사람 사는 풍경들을 생생하게 접하기도 했다. 3주 동안 달린 거리는 모두 670여 Km로 하루 평균 30Km가량을 달린 것이다. 출퇴근 거리는 편도 10Km이니 '챌린지'가 신철 씨의 3주를 좀 더 길게 만들어준 것일까?
"무엇보다 부지런해진 게 남는 것 같아요. 출퇴근 비용 절감은 보너스였던 것 같고 활력이 넘치는 3주였어요. 이를 습관과 익숙함으로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혁신동의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황수덕씨는 "의미가 깊었던 시간 같아요. 무엇보다 주민들 스스로를 동네를 살기 좋게 만드는 주인공으로 상정한 프로그램 취지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출퇴근 챌린지에 열심히 참여했는데 뜻밖의 선물을 받게 된 것도 기분 좋은 일입니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야말로 도시를 이롭게 하는 사람들이잖아요? 전기차 보조금에 수천만 원이 지원되는 것에 반해 자전거 타는 사람들에게는 대접이 없습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황씨는 10월 10일부터 시작된 3주간의 챌린지 기간에 279킬로미터를 주행했다. 이 기간 중 4킬로미터 이상씩 자전거를 탄 날이 20일. 이 덕분에 챌린지 성공 상품과 자전거왕 4위를 기록한 것까지 포함해 모두 23만 원의 상품권을 부상으로 얻을 수 있었다.
"자전거를 타는 게 나무를 얼마나 심는 것과 같은지, 환경이나 도시에 어떠한 경제적 이익을 만들어 내는지 잘 연구하고 홍보하면 좋겠어요. 나아가 자전거가 도시교통 분담률을 얼마까지 올릴 수 있을지, 건강회복으로 건강보험지출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등 다각적으로 연구가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에게 효능감을 주는 세련된 정책으로 연결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했어요."
주부이자 재택근무를 하는 진여원씨는 "집에서 일을 하는데 아침저녁으로 열심히 자전거를 탔습니다. 덕분에 우리 동네를 구석구석 살펴볼 수 있었는데 매우 아름다운 곳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재미있는 경험이었고 이렇게 상까지 타게 되어 정말 즐거웠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역구 신유정 신의원은 "저나 주민들에게나 즐겁고 유쾌한 계기가 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전거 행진을 같이 하면서 눈앞에서 보이는 문제들을 직접적으로 떠올리게 됐고 같이 타는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는데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직접 타보니 혁신도시가 정말 자전거를 탈만 하구나라는 확신이 들었고, 인프라를 크게 손보지 않고도 잘만 활용하면 혁신도시의 설계 목적에 맞게 도시를 활용할 수 있다는 데 대해서도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고 말했다.

▲아이들도 어르신도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아이가 어른들에게 편지를 전달하는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아이가 전달한 편지의 내용을 펼쳐보이고 있다. 주민들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벨로 혁신'이라는 주민조직을 발족하였으며 향후 자전거를 즐겨가며 혁신동을 살기좋게 만들어가는 주역이 될것을 다짐하였다.
김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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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는 한의사, 자전거 도시가 만들어지기를 꿈꾸는 중년 남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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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탔을 뿐인데... 동네가 보이고, 행복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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