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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혁신위 "용산 출신 공천 배려 없다" 공개 경고

용산 대거 출마설에 '지역구 비우기' 논란 일자 차단 나서... 불출마 요구 반발에 불쾌감도

등록 2023.11.09 15:38수정 2023.11.0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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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국민의힘 혁신위원이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위 제5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대통령실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절대로 어떠한 특혜도 있을 수 없다." - 김경진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대변인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차기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뇌관'인 공천 문제를 적극적으로 건드리기 시작했다. 여의도에는 용산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이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대규모로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그것도 여당 입장에서 소위 '텃밭'으로 불리는 지역구로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자 당 혁신위원회가 나서서 이들에게 '어떠한 특혜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셈이다.

김경진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대변인은 9일 오후 당 혁신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실에서 한 20~30명 나온다는데 이 사람들에 대해서 무슨 우선적인 공천 배려를 한다? 이건 절대로 있을 수가 없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오히려 더 엄정한 경쟁의 과정 속으로 들어갈 것으로 확신한다"라며 "혁신위 안에서 안건으로 논의되어서 어느 시점에서는 당으로, 최고위원회로 접수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부연했다. 단순히 '말'로 끝나는 게 아니라, 혁신위 의결과 당 최고위원회를 통해 공식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혁신위원회는 '제3호 혁신안' 중 하나로 당 우세 지역을 '청년 전략 지역구'로 선정해 청년 후보자들끼리 공개 오디션을 치러 최종 후보자를 공천하도록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현장의 기자들로부터 사실상 우세 지역에 대통령실 출신 청년 인사들을 공천하기 위해 미리 기존 텃밭 지역구를 비워두기 위한 명분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김경진 대변인이 "엄정한 경쟁"을 내세우며 '공천 배려는 절대 없다'라고 말한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주호영 공개 반발에 혁신위 "답답... 당 살아나길 원하면 본인 희생해야"

앞서 인요한 혁신위원회 위원장이 '당 지도부·중진·친윤의 불출마 혹은 수도권 험지 출마'를 강력히 요구했다(관련 기사: 국힘 혁신위 "당 지도부-친윤, 총선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 요구"). 같은 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는 혁신위원회의 '2호 혁신안'을 의결했으나 여기에는 인요한 위원장이 강하게 권고한 내용은 빠졌다.


김경진 대변인은 이에 대해 "애시당초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권고였고, 언론과 방송을 통해 지도부나 주요 유력 의원들에 다 전달됐고, 인요한 위원장의 일부 인터뷰를 보면 개별적으로 전화한 의원도 일부 있었다고 한다"라며 "그런 상황과 맥락 속에서 이해해 주면 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여러 다양한 비공식 루트를 통해 '마음먹고 결심할 시간이 필요하니 공식 안건으로 문건 접수하는 것은 좀 시간적 여유를 주면, 당내 희생과 혁신 흐름 속에서 그게 더 도움될 수 있겠다'는 전언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여러 정책적 고려로 오늘 안건 문건 속에는 넣지 않았다"라며, 당초 위원장의 권고가 후퇴하거나 철회된 것은 아니라는 취지를 강조했다.


특히 "당 중진이나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의 용퇴 또는 험지 출마는 논의 시기를 정해서 당에 권고 안건으로 접수시킬 것"이라며 향후 공식적인 절차를 밟을 것임을 시사했다.

당내 일부 반발이 이는 데 대해서도 김 대변인은 이날 불쾌감을 표했다. 그는 주호영 국회의원이 공개적으로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를 거부한 데 대해 "조금 답답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중요한 것은 당이 살아나길 원한다면 그리고 당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를 원한다면 우리 당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고 계신 분들은 인요한 위원장의 권고대로 불출마 선언을 하든지 또는 수도권 출마를 하는 방식으로 본인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의 주류가, 주력이 희생하는 모습을 보였을 때 이게 국민의 감동으로 이어져서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가 가능하게 될 것"이라며 "이 원칙만 다시금 말씀드리고 싶다"라고도 덧붙였다. 영남 중진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당 혁신 드라이브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기현 "언론 보도 너무 급발진... 급하게 밥 먹으면 체한다"

당내 일각에서는 혁신위의 요구에 호응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본인은 며칠째 기자들의 질문에 명확히 답하지 않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후 당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모든 일에는 시기와 순서가 있다"라며 "요즘 언론 보도를 보니 너무 급발진하고 있는 것 같다. 급하게 밥을 먹으면 체하기 십상이니 잘 한번 보자"라고만 이야기했다.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으나 국회 본회의 참석을 이유로 구체적인 답을 피하며 자리를 떠났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 대표는 오히려 혁신위의 요구를 불수용한 주호영 의원을 옹호하고 나섰다(관련 기사: 이준석 "대구 출마하면 가장 반개혁적인 인물과 승부할 것"). 지역 언론들과의 인터뷰를 위해 이날 대구행에 나선 이준석 전 대표는 동대구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호영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춰서 일한 적도 있지만, 주호영 대표가 지금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 어떤 책임이 있는 분이라 보기 어렵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지금 주호영 대표 같은 분은 오히려 대구에서 중진의원으로서 항상 많은 조정자 역할을 해오신 분"이라며 "그런데 이 분을 혁신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이 저는 '환자를 잘못 찾았다' 이렇게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당선 가능 순번(당선권)에 비례대표 청년(만 45세 미만) 50% 이상 할당 의무화 ▲당선 우세 지역을 청년 전략지역구로 선정 ▲전 정부 기구 및 지방자치단체 모든 위원회에 청년 위원의 일정 비율 이상 참여 의무화 및 확대 등 3가지 안건을 의결해 건의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공천 #험지출마 #불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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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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