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을 찾은 가족들아들과 딸의 준비로 전가족이 모여 잠실 구장을 찾았다. 모두가 즐거워하는 야구장이기에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찾아가곤 한다. 신선함과 짜릿함을 주는 야구경기는 삶에 즐거움을 주는 삶의 활력소다.
박희종
늘 마음 속에 품고 사는 야구장인데
온 가족이 야구에 열광하며 살아가지만 아쉬움은 늘 있다. 야구 경기 하나를 보기 위해 하루를 허비해야 한다는 점이 그렇다. 서울에서 하는 경기를 보려면 버스를 타고 도착해 지하철을 타야 한다. 다시 경기를 관람하고 되돌아오는 수고는 온몸을 지치게 하기에 충분하다.
가끔 손수 운전해 가는 날이면 점심즈음에 출발해야 마음을 놓을 수 있으니 감히 도전하기가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야구장에서의 경기 관람은 짜릿함을 얹어주기에 포기할 수 없다. 늘 마음 한켠에 야구장을 두고 산다.
전 좌석에 가득 찬 사람들과 어울려 신나게 응원하는 재미가 있는 야구장인데, 일 년에 두어 번 가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사실, 그나마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티켓을 구입하는 게 도전 불가능한 일이 되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이용해 검색하기도 어렵지만, 버벅거리는 손놀림에 순식간에 매진되어 도전해 볼 생각도 하지 않는다. 가끔 아이들이 티켓을 준비해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는 세월이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온라인으로 사전 예매를 받았는데, 그 취소분마저 온라인에 먼저 풀고 남는 것들을 현장 창구에서 판매했다고 한다. 사실상 현장 구매가 거의 불가능한 구조인 것이다. 이 때문에 나처럼 오랜 야구팬임에도 불구하고 경기 표를 구하지 못해 경기장 앞에서 아쉬움에 발을 떼지 못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한 노년의 엘지 팬은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현장 판매 10%라도 하면 저는 솔직히 그 전날 매표소 앞에서 밤 12시부터라도 기다려서 (살 거예요.) 제 마음은 그래요. 그래야만 우리같이 나이 든 사람도 표를 구할 수가 있잖아요"라고 말했다. 그 간절한 마음을 알 것만 같았다.
야구 경기는 텔레비전으로 보는 것도 좋지만, 현장의 열기를 잊을 수가 없다. 현장 경기를 보기 위해 야구 팬들이 굳이 경기장을 찾아가는 이유다. 아내는 이야기한다. 집이 서울이면 야구장에서 살았을 것이라고.
짜릿함을 안겨주는 한국시리즈를 현장에서 보고 싶지만, 도전조차 불가능하기에 상상 속으로만 그린다. 오늘도 늙어가는 청춘은 텔레비전으로 한국 시리즈를 본다. 골짜기의 서러운 야구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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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무렵의 늙어가는 청춘, 준비없는 은퇴 후에 전원에서 취미생활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면서, 가끔 색소폰연주와 수채화를 그리며 다양한 운동으로 몸을 다스리고 있습니다. 세월따라 몸은 늙어가지만 마음은 아직 청춘이고 싶어 '늙어가는 청춘'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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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는 TV로 만족... 노년의 야구광은 서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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