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담자가 보내온 손편지성희롱, 임금체불로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넣었지만, 근로감독관과의 첫 만남에서 '근로감독관이 아닌 선생님'으로 호칭했다는 이유로 명패를 치며 호통을 치고, '아줌마' '묻는 말에만 답하라'고 취조하듯 대해 주눅이 들었다는 내담자의 호소가 담긴 손편지. 고용평등상담실을 찾는 내담자 중에는 이처럼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으로부터 더 큰 상처를 받았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서울여성노동자회
상담사님은 친절히 제 모든 이야기를 들어주고 용기를 주었고 구제 받을 방법을 가르쳐주셨습니다. 그래서 노동청에 진정을 했는데 근로감독관님은 첫 만남에 제가 감독관이라는 호칭을 잘 몰라 "선생님'이라고 했더니 "이 아줌마야. 난 선생님이 아니고 근로감독관, 사법경찰관"이라고 하며 명패를 탁탁 치며 말했습니다. 저는 진정인인데 취조하듯 묻는 말에만 말하라며 컴퓨터 자판을 쳤습니다. 저는 말할 기회가 거의 없었고 주눅이 들어 머릿속이 하얘지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해고당한 증거로 카톡을 보여주려고 하자 "됐어요"라며 쌀쌀맞게 대답을 했습니다. 일용직이라 결근한 날을 찾아야 임금 계산을 할 수 있다고 해서 수첩을 뒤지고 통장 입금 내역을 계산하여 제출하려고 하니, 식당 사장이 다 제출했다며 제가 가져간 수첩은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어느 날 사건과 관련해서 전화를 했더니 "왜 전화 했어요"라고 다그치는 감독관을 보고 부당해고 인정이 안될 것이란 것을 저는 직감했습니다. 저는 하루 12시간 주6일 출근해서 일했지만 사장은 4대보험 신고를 하지 않으려고 월 6일 출근했다고 허위신고를 했습니다. 고용센터에 실업급여 신청 문의를 하였더니 근로감독관에게 확인이 필요하다고 해서 여러 번 전화를 드렸는데 받지 않아서 직접 찾아가보니 사무실에 계셨습니다.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으신 걸 알았습니다. 내용을 설명해도 자리에 앉아 인공눈물을 넣으면서 천장 쪽만 바라보고 저하고는 눈도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2차 조사를 앞두고 다시 노동청에 갈 생각을 하니 심장이 떨렸습니다. 상담해주신 서울여성노동자회 활동가님이 생각나서 전화를 했더니 2차 조사는 함께 가주시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장맛비가 엄청 오던 날 상담사님이 먼 길까지 와서 함께 근로감독관을 만났습니다. 상담사님이 함께 가니 근로감독관은 웃음도 보이면서 친절하게 답변을 하고 태도도 180도 달라졌습니다.
상담사님은 눈물만 보이는 저에게 법 절차를 자세히 설명해주시고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셨고 제가 마음이 힘든 사람임을 아셨는지 심리상담사 선생님을 연결해주셔서 심리상담도 받게 도와주셨습니다. 저는 용기를 얻어 노동청에서 인정하지 않은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에 대해 재진정을 하였습니다.
힘든 일을 겪으면서 좌절했지만 상담사님 같은 분이 계시다는 것을 생각하며 "아, 세상은 어둡지만은 않구나" 하고 용기를 내게 되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상담부터 권리구제까지 원스톱'으로 효율적인 행정을 하겠다며 24년간 민관 협력으로 해온 민간 고용평등상담실을 폐지하고, 2024년부터는 직접 상담창구를 연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보았다. 고용노동부는 피해자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다. 피해자에게 제대로 질문하지도 않았다. 피해자를 홀대하고, 귀찮아했다. 상처 입은 피해자에게 더 큰 상처를 입혔다. '상담부터 조사까지 원스톱으로' 피해자를 철저히 무시했다.
고용노동부에 간곡히 말하고 싶다. 지금처럼 서로 견제하고 협력하며 각자 서로 잘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이러한 목표로 시작한 민관협력이며 24년간 성과도 크게 일구지 않았냐고.
고용노동부가 우리 사회 평등한 노동환경 조성에 진심이라면, '더 이상 기댈 곳이 없는 여성 노동자가 마지막으로 찾던 고용평등상담실'을 폐지할 것이 아니라, 고용평등상담실과 더 밀착된 연계·협력 방안을 실행하고 구체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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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감독관이 나를 '아줌마'라 부르며 호통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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