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국정원장은 없고 차장만... "윤 대통령 인사는 빵점"

김규현 원장과 1·2차장 전격 경질... "안보 공백 자초" "민심 의문" 민주당, 정보위 소집 요구도

등록 2023.11.27 15:09수정 2023.11.27 15:09
4
원고료로 응원
a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이 11월 1일 내곡동 국정원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왼쪽부터 권춘택 1차장, 김 원장, 김수연 2차장. ⓒ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김규현 국가정보원장과 권순택 1차장, 김수연 2차장을 경질한 뒤 홍장원 전 영국 공사를 1차장, 황원진 전 북한정보국장을 2차장으로 임명, 1차장에게 원장 직무대행을 맡겼다. 한반도의 긴장은 높아지고 총선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이뤄진 인사를 두고 야당은 '이상한 인사'라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7일 논평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이 김규현 원장을 사실상 경질하면서 원장 임명 없이 대행체제를 선택했다"며 "주식 거래에 빠진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에 이어 이제는 국가 정보를 책임져야 할 정보기관 수장까지 공석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반도의 안보위기가 더욱 고조되고 있는데, 정보기관 수장을 공석으로 만드는 것이 윤 대통령이 강조하는 안보 대응 방안인가"라며 "윤 대통령은 왜 위기를 자초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감추고 있는 진실은 무엇인가. 반년 전 국정원 인사 파동 책임을 이제 와 묻는다는 말을 누가 믿겠나"라며 "윤 대통령에게 안보는 총선을 위한 선동에 불과한가"라고 물었다. 또 "후임으로 거론되는 대통령 경호처장을 바로 앉히기에는 눈치가 보여서 정보 공백을 자초한 것이라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앞에서는 안보 강화를 외치면서 뒤로는 안보 공백을 자초하는 윤석열 정권의 행태에 국민은 불안하다"고 했다.

김가영 정의당 부대변인도 "대통령에 장관급까지 잦은 해외 순방으로 민생 현안은 산적해 있는데, (윤 대통령이 영국과 프랑스 순방에서) 오자마자 이뤄진 이례적인 국정원 인사교체에 민심의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끊이지 않는 내부 인사 잡음에 따라 문책성 인사를 할 수는 있다"면서도 "국가 최고 정보기관의 장을 공백상태로 둘 정도로 시급했다면, 국정원의 인사시스템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정치적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 안정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부대변인은 "많은 국민들이 국정원 수뇌부 인사 경질 소식에 '왜 지금, 왜 국정원이지?'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며 "자고 일어나면 행정 전산망 마비라는 소식을 접하는 국민의 불안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윤 대통령은 지금 문책해야 할 인사는 해외 순방까지 동행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란 것을 외면해선 안 된다"고 짚었다. 이어 "대통령의 관심은 민심이 아닌 엉뚱한 곳에 가 있다는 세간의 우려를 대통령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바지사장 앉힐 생각인가"... 민주당, 정보위 소집 요구

국회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참 요상한 인사"라고 총평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국정원 역사상 있을 수 없는 인사 참사가 수차례 반복되어 왔다. 심지어 언론플레이 등 국정원 내부의 총질까지 나오는 마당이었다"며 "그런데도 용산 대통령실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여전히 이상한 인사"라며 "원장을 교체한다면서 차장부터 임명했다. 이 도대체 무슨 초식인가? 한마디로 거꾸로 가는 인사"라고 봤다.


윤 의원은 "데자뷔다. 김규현 전 원장 임명할 때도 똑같았다"며 "원장이 취임하기도 전에 '국정원장 특별보좌관'부터 임명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차장 임명하는데, 원장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요상한 인사를 하는 것은 용산 대통령실이 국정원을 직접 장악하겠다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어차피 '바지사장'을 앉힐 생각이니 상관없다는 생각인가. 여전히 윤 대통령의 인사는 빵점이다. 정신 못 차렸다"고 일갈했다.

민주당 소속 정보위원들은 조속한 정보위 소집도 요구했다. 이들은 27일 성명을 내고 "국정원장과 1차장, 2차장이 한날 한시에 교체된 것은 국정원 사상 초유의 일이다. 특히 국정원이 국내 유일의 정보기관임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인사조치는 비상식적"이라며 "지금 국정원이 비상식적인 조치까지 필요할 정도로 망가져있다는 것을 정부 스스로 고백하는 꼴이다. 당장이라도 국회 정보위를 열어 국정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정원 #윤석열 #민주당 #정의당 #윤건영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AD

AD

AD

인기기사

  1. 1 금반지 찾아준 사람이 뽑힐 줄이야, 500분의 1 기적
  2. 2 검찰의 돌변... 특수활동비가 아킬레스건인 이유
  3. 3 '조중동 논리' 읊어대던 민주당 의원들, 왜 반성 안 하나
  4. 4 '윤석열 안방' 무너지나... 박근혜보다 안 좋은 징후
  5. 5 "미국·일본에게 '호구' 된 윤 정부... 3년 진짜 길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