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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교육청 "전광판 사업비리 의혹, 자체 조사하겠다"

전남도의회, 전교조 "자체 조사로 되겠나, 수사 의뢰해야" 불신 여전

등록 2023.11.27 19:00수정 2023.11.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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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12일 전라남도교육청 산하 B교육지원청 본관 건물 정면과 측면에 하나씩 모두 2개의 전광판이 설치돼 있다. B교육지원청 본관 바로 앞 별관에도 전광판이 2개 설치돼 있다. 특정업체가 전광판 설치 사업을 사실상 독식한 의혹과 관련해 B교육지원청이 4개의 전광판을 설치한 배경에 의문이 제기된다.
지난 11월 12일 전라남도교육청 산하 B교육지원청 본관 건물 정면과 측면에 하나씩 모두 2개의 전광판이 설치돼 있다. B교육지원청 본관 바로 앞 별관에도 전광판이 2개 설치돼 있다. 특정업체가 전광판 설치 사업을 사실상 독식한 의혹과 관련해 B교육지원청이 4개의 전광판을 설치한 배경에 의문이 제기된다.김형호
  
 지난 11월 12일 전라남도 B교육지원청 별관 건물에 전광판이 2개 설치돼 있다. 건물 맨 위 전광판은 켜져 있고, 오른편 전광판은 꺼져 있다. B교육지원청 별관 앞 본관 건물에도 정면과 측면에 1개씩 2개의 전광판이 별도 설치돼 있다. 특정업체가 전남교육청의 전광판 설치 사업을 독식한 의혹과 관련해 B교육지원청 외벽에 모두 4개의 전광판이 설치돼 있어 설치 배경을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1월 12일 전라남도 B교육지원청 별관 건물에 전광판이 2개 설치돼 있다. 건물 맨 위 전광판은 켜져 있고, 오른편 전광판은 꺼져 있다. B교육지원청 별관 앞 본관 건물에도 정면과 측면에 1개씩 2개의 전광판이 별도 설치돼 있다. 특정업체가 전남교육청의 전광판 설치 사업을 독식한 의혹과 관련해 B교육지원청 외벽에 모두 4개의 전광판이 설치돼 있어 설치 배경을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김형호

전라남도교육청은 최근 불거진 학교 현장 전광판 설치 등 물품 계약 비리 의혹과 관련해 자체적으로 실태조사에 들어간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실태조사는 최근 일부 교직원단체 등에 의해 제기된 학교 현장의 전광판, 심폐소생술 실습용품, AI교구 등 기자재 선정과 납품 전반에 대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남교육청은 덧붙였다.

그러면서 실태조사 방법 및 절차, 일정은 교직원 단체 등과 협의해 진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실태조사는 김대중 전남교육감의 강력한 정화 의지가 반영돼 '성역 없는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비리 의혹을 제기한 박형대 전라남도의원(진보당, 장흥 1)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남지부는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의심받는) 교육청이 의혹 규명을 위한 조사를 주관하는 데, 비리가 과연 규명되겠느냐"며 도교육청 자체 조사를 불신한다.

박 의원과 전교조 측은 도교육청 감사 또는 경찰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학교 전광판 설치 사업 특정 업체 독식 상황을 공개한 박형대 전남도의원(진보당, 장흥1)이 14일 김대중 전남교육감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학교 전광판 비리 의혹은 특정 업체 일감 몰아주기가 아니라, 필요 없는 거짓 수요를 교육청이 만들어 혈세로 업체를 배불려준 사업"이라고 말했다.
학교 전광판 설치 사업 특정 업체 독식 상황을 공개한 박형대 전남도의원(진보당, 장흥1)이 14일 김대중 전남교육감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학교 전광판 비리 의혹은 특정 업체 일감 몰아주기가 아니라, 필요 없는 거짓 수요를 교육청이 만들어 혈세로 업체를 배불려준 사업"이라고 말했다.전라남도교육청 유튜브 갈무리

전남교육청 물품 구매 비리 의혹은 이달 진행된 전라남도의회 교육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 제기됐다.

학교 및 교육지원청 전광판 설치 사업과 심폐소생술 실습용품 구매에 의혹이 집중됐다.


전남교육청이 올해 전광판 설치에 투입한 예산 24억원 가운데, 광주 소재 T기업이 22억원 상당의 전광판 설치 사업을 독식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 건수로 보면 올해 70여 건 가운데 T기업이 맡은 사례는 확인된 것만 59건에 이른다.

학교 건물 한 곳에 전광판이 2개가 설치된 곳이 있고, 심지어 일부 학교나 교육지원청에 최대 4개까지 전광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불필요한 사업에 예산을 마구잡이로 사용한 정황이다.


전남지역 모 고교 관계자는 한적한 산비탈 아래 체육관 뒷면에 3900만원짜리 전광판을 설치한 것에 대한 <오마이뉴스> 질문을 받고 "(국도 2호선을 달리는) 차량 운전자들에게 학교를 홍보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며 "학교에 전광판 업체가 찾아와 예산은 도교육청이 지원하니 설치하라고 권유해서 전광판을 달았다"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전라남도 A고교 체육관 외벽에 기상 상황을 알리는 전광판이 설치돼 있다. A고교는 학생들이 주로 출입하는 정문 앞 본관 외벽에 알림 전광판이 있지만 올해 5월 전남교육청 예산 3900만원을 지원받아 산비탈 아래 체육관 외벽에 기상전광판을 새로 설치했다. 전광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학교 관계자는 "국도를 달리는 운전자들에게 학교를 홍보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전라남도 A고교 체육관 외벽에 기상 상황을 알리는 전광판이 설치돼 있다. A고교는 학생들이 주로 출입하는 정문 앞 본관 외벽에 알림 전광판이 있지만 올해 5월 전남교육청 예산 3900만원을 지원받아 산비탈 아래 체육관 외벽에 기상전광판을 새로 설치했다. 전광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학교 관계자는 "국도를 달리는 운전자들에게 학교를 홍보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독자제공

심폐소생술 실습용품과 관련해서는 "학교에 실습용품이 충분해 추가 구매 신청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교장 등 관리자 압박으로 500만원 상당의 값비싼 실습용품 기기를 억지로 신청했다"는 전남지역 보건교사들의 증언이 전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공개됐다.

보건교사 21명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남지부가 지난 10월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물품 구매 압박 및 간섭 정황을 구체적으로 답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교장선생님이) '직접 이 제품으로 신청하세요'라고 했다", "심폐소생술 관련 교보재가 학교에 충분히 있다고 말씀드렸지만, 자꾸 권해서 신청했다", "(관리자로부터) 특정 업체 홍보책자를 전달받았다"고 답했다.

일부 교사는 "어차피 교육청에서 주는 예산이니 신청하라고 해서 (필요는 없지만) 어쩔 수 없이 신청했다", "카톡으로 (교장 등 관리자가) 조달청 물품번호를 불러줬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박형대(진보당, 장흥1) 전라남도의원이 14일 전남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심폐소생술 교보재 구매 관련 일선 보건교사들의 고충을 화면에 띄워 소개하고 있다. 전교조 전남지부가 지난 10월 전남지역 보건교사 303명을 상대로 진행한 '심폐소생술 교보재 구매 관련 설문조사'에서 교사 21명은 관리자의 부당한 간섭 또는 압박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박형대(진보당, 장흥1) 전라남도의원이 14일 전남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심폐소생술 교보재 구매 관련 일선 보건교사들의 고충을 화면에 띄워 소개하고 있다. 전교조 전남지부가 지난 10월 전남지역 보건교사 303명을 상대로 진행한 '심폐소생술 교보재 구매 관련 설문조사'에서 교사 21명은 관리자의 부당한 간섭 또는 압박이 있었다고 응답했다.전라남도의회 유튜브 갈무리

전남교육청이 심폐소생술 교보재 비리 의혹에 관련돼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 정황도 나왔다.

전남교육청이 지난 10월 일선 학교에 내려보낸 공문에서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50만원 짜리 마네킹이 아니라, 500만원짜리 스마트 심폐소생술 교보재 기기를 우선 지원한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부 보건교사는 "도교육청이 사실상 값비싼 교보재 구매를 독려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무언가 수상쩍다"는 의심을 하게 됐다고 한다.

또한 전남지역 한 교사는 "전교생이 60명도 안 되는 학교에서 공기살균기 3대, 인공지능(AI) 교육 로봇, 심폐소생술 실습용품, 기상전광판 등 수천만 원어치의 물품을 교장선생님의 압박으로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교조 전남지부에 제보하는 등 물품 구매 비리 관련 교사들의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남지부가 지난 9일 전라남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전남도의회의 행정 사무감사 과정에서 불거진 '학교 전광판 설치사업 특정 업체 몰아주기' 의혹을 비롯한 전남교육청의 물품 구매 비리 의혹을 규탄하고 있다. 전교조 전남지부는 진상조사와 관련자 처벌, 교육감 사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남지부가 지난 9일 전라남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전남도의회의 행정 사무감사 과정에서 불거진 '학교 전광판 설치사업 특정 업체 몰아주기' 의혹을 비롯한 전남교육청의 물품 구매 비리 의혹을 규탄하고 있다. 전교조 전남지부는 진상조사와 관련자 처벌, 교육감 사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남지부 제공

 [관련기사]
"전남교육청 학교 전광판 사업 70건 중 59건 특정업체 계약"...특혜 의혹 https://omn.kr/269qj
산비탈 고교 건물 외벽에 3900만 원짜리 전광판 설치... 왜? https://omn.kr/26ch3
"학생 60명 작은학교...교장 압박으로 수천만원어치 물품 억지 신청" https://omn.kr/26ejl
교사 21명 "500만원짜리 심폐소생술 교보재 구매 압력받아" https://omn.kr/26emh
 
#전광판비리의혹 #전남교육청물품구매비리의혹 #전교조 #김대중교육감 #전남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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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라본부 상근기자. 제보 및 기사에 대한 의견은 ssal198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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