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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양당의 '국민 실망시키기' 경쟁... 다당제 구현해야"

정치양극화 해소 위해 병립형 반대 밝혀... 민주당 두고 "리더십·강성 지지자 때문에 면역 붕괴"

등록 2023.11.28 11:01수정 2023.11.2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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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연대와 공생' 주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포럼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성주 연대와공생 이사, 최운열 상임이사, 이 전 총리, 신경민 이사장. 2023.11.28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연대와 공생' 주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포럼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성주 연대와공생 이사, 최운열 상임이사, 이 전 총리, 신경민 이사장. 2023.11.28연합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치의 위기'를 지적하며 "내년 총선이 위기의 기폭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 상황을 막기 위한 대안 중 하나로 '다당제 구현'을 꼽으며 "당장 할 일은 위성정당 포기를 전제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28일 서울시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연대와공생' 포럼에서 "대한민국이 위기로 치닫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윤석열 정부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악의 정부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탄핵을 당한 박근혜 정부는 정체의 기간이었지만, 이대로 두면 윤석열 정부는 퇴보의 기간으로 평가될 것"이라며 그 판단 근거로 윤 대통령 본인의 역량 부족, 이념 중심의 퇴행적 국정운영, 불공정한 검찰권, 위태로운 대외관계 등을 꼽았다. 

이 전 대표는 "특히 정치가 위기로 치닫는다"며 "국민의 신뢰가 부족하고 문제 해결능력도 신통치 않은 거대양당이 서로 반대방향으로 치달으며 극한 투쟁을 계속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정치에 다수 국민은 분노와 체념을 거쳐 무기력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그것은 정치위기를 넘어 국가위기를 잉태한다"며 "양대 정당은 심각한 내부질환을 앓고 있다. 정당은 붕괴한 것이나 다름없을 만큼 허약해졌고, 강성 지지자들은 제도를 압도할 만큼 강력해졌다"고 진단했다.

"민주당 참담... 내년 총선, 새로운 위기 시작될 수도"

이 전 대표는 무엇보다 민주당의 상황을 두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그는 "제1야당 민주당은 오래 지켜온 가치와 품격을 잃었고, 안팎을 향한 적대와 증오의 폭력적 언동이 난무하다"며 "민주당은 긴 세월 동안 나름의 자생력과 회복력을 구사해왔으나 요즘은 그렇지 못하다. 과거의 민주당은 내부의 다양성과 민주주의라는 면역체계가 작동해 여러 문제를 걸러내고 건강을 회복했다. 그러나 지금은 리더십과 강성 지지자들의 영향으로 그 면역체계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면역체계가 무너지면 질병을 막지 못하고 죽어갑니다. 그 결과 민주당은 도덕적 감수성이 무디어지고, 국민의 마음에 둔해졌습니다. 정책이나 비전을 내놓는 활동이 미약해졌고, 어쩌다 정책을 내놓아도 사법문제에 가려지곤 합니다."

이 전 대표는 "내년 4월 총선거가 위기의 기폭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 정책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며 "김포 등 몇 개 도시의 서울 편입과 주식 공매도의 한시적 금지 같은 여당의 정책이 그 신호"라고 했다. 이어 "포퓰리즘 정책은 총선 이후에 정체를 드러내며 계산서를 들이밀 것"이라며 "진전 없는 개혁은 보류가 아니라 표류로 갈 수 있다. 총선은 위기의 매듭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전 대표는 그 해법으로 "먼저 윤석열 대통령이 달라져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말을 줄이고 많이 듣기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나아가 "도덕적이지도 않고, 능력도 부족한 거대정당에 의한 정치양극화를 극복해야 한다"며 "그러자면 첫째,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 민주주의가 활발해지면 다양한 합리적 대안이 나오면서 정치양극화를 완화할 수 있다"며 "그러나 현실에서는 당내 민주주의가 거의 질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다당제 구현"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그는 "양대 정당이 '국민 실망시키기'를 경쟁해온 결과로 무당층이 예전보다 더 두텁고 단단해졌다"며 "다당제를 통해 무당층을 국회에 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어 "당장 할 일은 위성정당 포기를 전제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양대 정당이 의석 독과점을 위해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진 병립형은 정치양극화의 폐해를 극심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전 대표는 "정치양극화의 해악을 줄이려면 거대정당의 내부혁신이 시급하다"며 "거대정당들이 능력과 도적성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정치양극화의 폐해를 완화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나 양대 정당의 혁신은 이미 실패했거나 실패로 가고 있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절망은 갈 데까지 갔다"며 "정치를 이대로 둘 수 없다. 지금의 절망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여러 갈래의 모색이 이어지고 있다. 그분들과 상의하지 않았지만, 문제의식과 충정에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이낙연 #민주당 #이재명 #2024총선 #선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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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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