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호명면서 수색하던 해병대 채 상병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가운데 해병대 전우들이 침울한 표정으로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지역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순직한 채 상병이 숨질 당시 실종자 수색 현장에 있었던 해병1사단 간부가 "채 상병이 죽고 나서야 (임성근 당시 사단장이) 안전 지침을 하달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부하들에게 물에 들어가지 말라고 여러 차례 지시하는 등 안전 지침을 충분히 하달했다는 임성근 전 해병1사단장의 진술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전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의 변호를 맡았던 김경호 변호사는 19일 이 같은 내용의 녹취파일을 <오마이뉴스>에 제공했다.
해병1사단 소속 간부인 제보자는 임성근 전 사단장의 진술 내용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고 난 후 "저건 거짓말이다"하는 생각에 김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녹음파일에서 제보자는 "안전 지침을 내려 교육했다는 데 전혀 없었다"면서 "숙영 시설도 준비 안 된 상태에서 (수해 복구를 위해) 무작정 출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채 상병이 순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단에서 (그동안) 안전 교육했던 자료를 다 찾아오라고 했다. 안전 교육했던 자료가 없었는데 '만들어오라'는 그런 느낌까지 들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제보자는 "채 상병이 숨진 그날 저녁부터 안전지침을 1일 단위로 계속 시달했다"면서 "자기 (책임을) 회피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채 상병 사건 이후 안전지침을 일일 단위로 발령하고 나서 마치 사고 이전에도 강조한 것처럼 포장했다는 주장이다.
제보자는 또 "(사단 참모들이) '교육한 거 없냐?' '카톡으로 전파된 것도 없어?'라고 해서 (어떻게든) 찾아오라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사단 참모들이 안전조치 관련 카톡 등 모든 자료를 제출하라고 했는데, 이는 사단장을 지키기 위해 없는 것도 만들어 내라는 뉘앙스로 들렸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제보자가 "익명을 요구했다"면서 "국민들한테 알리고 싶어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임성근 전 사단장은 지난 10월 21일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중앙군사법원에 제출한 188쪽 분량의 진술서에서 "어떠한 대화나 회의 중에도 '물에 들어가라'는 지시를 한 적 없으며, '물에 절대 들어가지 말라, 수변 수색 정찰 작전을 할 때도 물가와 5m 이상 떨어져서 수색하라'고 안전조치 및 지침을 강조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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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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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 간부 "채 상병 숨진 후에야 안전교육 증거 찾아오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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