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 합강습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는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우)
김병기
- 새를 좋아하는 자신이 환경운동에 입문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던 때도 많을듯한데, 가장 보람이 있었던 순간이 있다면?
"기본적으로는 새를 보고 지키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제일 행복하다. 개인적인 취향과 일이 분리되지 않기 때문이다. 많이 지켜내지는 못했지만, 대전의 관평천과 서대전 골프장을 막아 새의 서식지를 지킨 것도 의미가 있었다. 또 최근에는 주변의 단체와 많은 시민들과 함께 대전의 월평공원 습지를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데 기여했다."
- 합강습지에서 본 인상 깊었던 한 장면을 꼽으라면?
"맹금류 4마리가 조그만 모래섬에 함께 앉아있던 장면이다. 보통 한두 종이 섞인 경우는 있는데, 멸종위기종인 참수리와 흰꼬리수리, 검독수리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었다. 이곳의 생물종 다양성이 풍부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특이한 경험이었다. 또 금강 하구에서 볼 수 있는 가창오리 5만 마리가 한꺼번에 날아오르는 것도 봤다. 그 정도의 대규모 무리가 머물려면 그만큼의 넓은 은신처와 서식처, 먹이터 등 생태 용량이 충분해야 가능한 일이다. 합강습지의 생태환경과 생명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장관이었다."
- 윤석열 정부가 이곳으로부터 5km 정도 하류에 있는 세종보를 담수하려고 하고 있다. 장남들과 합강습지의 새들에게 어떤 영향이 있을까?
"2012년에 4대강 16개 보가 완공됐는데, 금강의 경우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 등 보의 수문을 개방하기 시작한 2018년 이전에는 죽은 강이었다. 악취가 진동하는 시궁창 펄에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가 드글거렸다. 하지만 2018년부터 금강에서 녹조가 사라졌다. 큰고니 개체가 급격히 많아진 것도 그때부터였다. 최근에는 재두루미나 흑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도 찾아온다. 수문을 닫으면 이런 새들뿐만 아니라 저 뒤에 보이는 황오리도 사라질 것이다."

▲ 29일 오전 11시경, 한화진 환경부장관은 세종보 재가동 공사 상황을 알아보려고 현장을 시찰했다.
환경부
- 왜 그런가?
"큰고니와 같은 섭금류는 주로 물가나 습지에서 살면서 긴 다리와 목, 부리로 먹이사냥을 한다. 지금은 세종보 수문을 연 상태이기에 수심은 평균 80cm 정도 된다. 그런데 세종보 높이는 4m이다. 이를 담수한다는 건 섭금류들에게 '너 나가라'라는 말과 같다. 큰고니나 황오리와 같은 새들에게 재앙이다. 수문을 막으면 모래톱이 펄밭으로 변할 것이다. 모래여울에 사는 흰수마자나 미호종개들에게는 그야말로 '담수 테러' 행위이다."
이 처장은 "잦은 기름 유출 사고로 세금을 축내는 세종보를 폭파해버리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금강과 영산강, 낙동강에서 4대강사업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 온 환경사회단체들이 연대체를 구성했다"면서 "4대강 보를 해체하고 강이 제대로 숨 쉴 수 있는 그날이 되기까지 지치지 않고 싸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 처장은 인터뷰 마무리를 하면서도 '그깟 새 한 마리'를 강조했다.
"그깟 새 한 마리, 꽃 한 송이 때문만은 아닙니다. 지난 정권에서 면밀한 검토를 한 결과, 세종보를 해체하는 게 경제적으로 큰 이득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환경이 곧 밥'이라는 말입니다. 또 세종보를 담수했을 때 '악취' '발전기 진동' 등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보는 뭇생명뿐만 아니라 사람의 생명과 건강도 해치는 존재라는 게 증명된 겁니다. '그깟 새 한 마리'를 지키는 게 우리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죠."

▲ 세종시 합강습지를 걷고 있는 이경호 사무처장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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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깟 새 한 마리 때문? 윤석열 환경부, '담수 테러'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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