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목욕탕
서울시 중구
남성 목욕탕과 여성 목욕탕은 서로 다르다. 구비된 물품이 다르다. 남편과 함께 대중탕에 가면 남편은 빈손으로 가는데, 나는 비누와 샴푸를 챙겨서 가야 한다. 동네 목욕탕에 갈 때는 그나마 집에서 챙겨갈 수가 있는데, 낯선 여행지에서 목욕탕에 갈 때는 슈퍼에 들러서 따로 물품을 챙겨야 하니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계산을 마치고 들어가는데 나에게만 수건을 준다. 남편에게는 왜 수건을 주지 않느냐고 물으니, 그 안에 수건이 구비되어 있다고 한다. 비누가 있느냐고 물으니 따로 구매해야 한다고 한다. 같은 돈을 지불하는데 왜 여성 목욕탕에만 없는지 물었다.
"여성 목욕탕 안에다 비누를 놓아두면 다 가져가 버리기 때문에 아예 놓아두지 않아요."
아예 여성을 도둑 취급을 한다. 이에 대해 항의를 하였다. 그랬더니 말을 바꾸었다.
"대부분 여성분들은 자신의 비누와 샴푸를 가져와서 사용합니다."
"나는 비누가 없는데 어떻게 해요?"
"따로 구매를 해야 합니다."
목욕탕인데 비누가 없다고 한다. 남성탕에는 있지만 여성탕에만 없다고 한다. 목욕을 마치고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말리고 나왔다. 남편의 머리는 고슬고슬 말라 있다. 남성 목욕탕에는 드라이기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여성 목욕탕에는 드라이가 있지만 동전을 넣어야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왜 이렇게 남녀 목욕탕은 다를까? 같은 돈을 받고 왜 물품은 다르게 비치할까? 그 이유를 물으면 당연한 듯이 여성들이 그 물품들을 훔쳐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런 목욕탕이 대부분이다. 물론 보성 바닷가에 있는 목욕탕에는 비누가 있었지만, 90%의 목욕탕에서는 남녀탕을 차별하여 영업하고 있다. 양성평등이 자연스러운 요즘 세상에 아직도 시대착오적인 행태로 남녀를 차별하는 대중목욕탕이 많이 있다.
하루빨리 시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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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교사입니다. 글쓰기를 가르치지만 정작 내 자신은 글쓰기를 전문적으로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단에 가입하는 이유는, 내 주변의 삶에 대해 관찰하고 생각한 것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서입니다. 그로 인해 단 한 사람이라도 공감을 얻거나 작은 영향을 준다면 보람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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