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 구육성회직원들이 교육청 앞에서 피켓팅 하는 모습
신재용
- 학교에 오래 계셨던 만큼, 여러 에피소드가 많을 것 같습니다. 가장 기억나는 일을 말씀해주신다면요?
"딱히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없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 학교가 제 모교이기도 해요. 제주도에서 상업계 고등학교가 몇 개 있었는데, 전부 인문계로 전환하고 유일하게 이 학교만 남아 있어요. 저를 직접 가르치셨던 선생님들과도 일해봤죠. 학생 때 뵙던 선생님이, 제가 학생이었으니까 제 이름을 직접 불렀어요. 그러다 몇 년 같이 일하다 보니 성 뒤에 '선생'을 붙여서 '신 선생'이라고 부르시더라고요.
그리고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학교 교장 선생님으로 오셔서 되게 애틋한 느낌이 있었죠. 전출 가셨다가 다시 오신 분도 있고, 학교에 세 번을 같이 만나서 근무한 선생님도 계시고요. 오래 있다 보니 이런 사례들이 많네요.
제가 다닐 때는 주산과 부기를 배우고, 타자기로 타자를 쳤죠. 지금은 컴퓨터실에서 애니메이션 제작도 하고, 저는 회계를 손과 계산기로 했는데 요즘은 전산회계라고 해서 프로그램으로 공부를 하죠. 많이 바뀌었고, 신기하죠.
졸업하고 얼마 안 됐을 때까지만 해도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마라'는 이야기가 있어서 애틋하게 바라봤는데, 지금은 점차 바뀌어서 교권이 하락했다는 이야기도 있잖아요. 학교에 있으면 그런 게 많이 보여요. 선생님이 뭐라고 하면 저희 세대는 그 순간이 지나고 '저 선생님 왜 저래'라는 식으로 하는데, 지금은 당장 그 자리에서 '내가 무슨 잘못을 했냐'고 하는 학생들을 많이 봤어요."
- 이 글을 보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교육공무직원들이 직종에 상관없이 각자 일터에서 본인의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외부에서 봤을 때도 교사나 공무원이 아닌 공무직원도 학교 교육의 일원으로 많이 생각해주셨으면 해요. 모나지 않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시고, 격려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서이초 사건 등으로 교사들이 겪는 어려움이 많이 드러나고 있다. 누군가는 학생 인권이 너무 강조된 결과라고 하고, 다른 편에서는 학생 인권과 교권이 서로 상충하는 게 아니라고 한다. 교권과 학생 인권 사이에서, 교육공무직 등 다른 교직원이 겪는 어려움이 드러나지 않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법으로 보수, 복무 등이 규정된 교원이나 공무원과 달리 교육공무직원은 '행정직원 등'이라는 문구로 그 존재가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민원 등을 받는 최일선에 있음에도, 이들이 겪는 어려움도 드러나지 않는다. 신행화 선생님뿐 아니라 교육공무직 직종인터뷰를 진행한 다른 교육공무직 선생님들이 했던 말 중에는 '학교에는 교육공무직원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많았다.
교육공무직은 학교 곳곳에 있으며, 이들의 노동이 없으면 학교는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학교는 더이상 공부만 하고, 학교 종이 울리면 집에 가는 곳이 아니다. 그리고 교육공무직들이 가입한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교사의 권리, 학생의 권리, 그리고 모든 교직원의 권리가 지켜지는 평등학교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온전히 인정받지 못하는 경력, 제대로 인정해주세요"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