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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질 드러나자 되레 몽둥이 든 류희림... 사퇴·특검뿐"

언론노조, 민원청부 의혹 류 방심위원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 국회엔 특검 도입 요청

등록 2023.12.28 13:03수정 2023.12.28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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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부심의 주동자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이 28일 오전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앞에서 언론노조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이 가족·지인을 동원해 특정 언론사 심의 민원을 청부한 의혹을 받는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국회에 특검 도입을 요청했다.

언론노조는 28일 오전 10시 방송통신위원회(방심위)가 위치한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류 위원장이 사적 인맥을 동원해 민원을 청부했다는 뜻이고, 이는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과 방심위 임직원의 이해충돌방지 규칙을 위배한 것"이라며 "류 위원장은 모든 과오를 인정하고 국민 앞에 사과한 뒤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류 위원장의 가족 및 지인이 방송심의 민원을 무더기로 집어넣었다는 사실이 <뉴스타파>와 MBC 등의 보도를 통해 확인된 후, 류 위원장은 제보자 색출을 위해 특별감찰반 구성을 지시했고 국민의힘은 제보자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며 "언론자유를 도둑질하려다 들통나자 적반하장으로 공익제보자를 겁박하는 몽둥이를 든 도둑이 바로 류희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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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부심의 주동자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이 28일 오전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앞에서 언론노조 주최로 열렸다. 김준희 언론노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지부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두 달 전 류희림 고발, 검찰은 고발인 조사도 안 해."

이날 발언에 나선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민간 독립기구인 방심위 조직이 생겨난 이래 그 조직의 수장인 위원장이 가족과 친지, 지인을 총동원해서 마음에 들지 않는 언론에 대한 심의를 청구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어떤 정권이 들어선 그 상황에서도 방심위원장이 이런 식으로 막 나가는 경우가 있었는가? 류 위원장은 물러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노조는 이미 류 위원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지만 아직 고발인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언론 탄압의 한 축이 검찰인 이상 윤석열 정권과 방심위 안에서 벌어졌던 일들에 대해 적절한 수사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언론노조는 지난 10월 26일, 방심위가 심의 대상이 아닌 인터넷 언론사 <뉴스타파>를 심의 대상으로 삼고 심의 절차를 개시하자 류 위원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관련기사: 방심위원장, 직권남용 고발당해... "모든 언론사를 정권 발아래로" https://omn.kr/2662i). 하지만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고발인 조사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게 언론노조의 설명이다.

윤 위원장은 국회를 향해 "윤 정부의 언론 탄압, 방심위 내부에서 류 위원장에 의해 벌어지고 있는 모든 범죄 혐의에 대해 즉각 특검 도입에 나서달라"라며 "특검 수사를 통해서 다시는 이 나라의 언론 자유, 권력 비판의 자유, 누구나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훼손당하지 않도록 국회 차원의 특단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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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부심의 주동자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이 28일 오전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앞에서 언론노조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방심위, 신고자 수사 의뢰... 직원은 "내 직장 부끄럽다"


방심위는 류 위원장의 청부 민원 의혹을 제기한 신고자에 대해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방심위는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민원인 개인 정보는 '개인정보 보호법' 등으로 보호되는 초민감 정보이고 어떠한 이유로도 유출될 수 없는 본질적인 보호 대상"이라며 "민원인 개인 정보를 불법 유출한 행위자에 대해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수사의뢰서를 접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 감사에도 착수해 "불법 유출 경위에 대해 철저한 규명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준희 언론노조 방심위지부장은 "방심위는 류희림 개인의 사적 소유물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또 류 위원장이 출근한 방송회관 건물을 향해 "류희림 위원장님, 내가 매일 출근하는 직장 방심위가 부끄럽습니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홍주환 언론노조 뉴스타파부지부장은 "지난 크리스마스에 뉴스타파가 류 위원장의 청부 민원 의혹을 보도한 지 3일이 흘렀지만 류 위원장은 이해충돌 방지법 위반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해명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1971년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미국 국방부의 1급 기밀문서인 '펜타곤 페이퍼'를 보도했고, 당시 미국 정부가 국가기밀 누설 혐의로 제소했다. 하지만 당시 미국 연방대법원 판사는 '미국 헌법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정부의 비밀을 파헤쳐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함'이라며 무죄 판단을 내렸다"면서 "류 위원장은 본인의 가족과 지인의 정보가 1급 기밀문서보다 더 위인가? 그의 인식 수준은 미국의 1971년보다 더 못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류희림은 사퇴하라', '청부 심의 부끄럽다'라는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고 "방심위 국가검열기구화하는 류희림은 물러나라", "가족 동원한 이해충돌 청부 심의 류희림은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앞서 27일 더불어민주당은 "류 위원장에 대해 고발 등 법적 대응을 추진하겠다"고 했고, 그보다 앞선 26일 국민의힘은 "민원인 정보를 유출한 방심위 직원을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향후 여야에 특검 도입을 요청할 예정이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심위 #언론노조 #청부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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